북한발 리스크는 없었다. 아직까진 그렇다. 개미들도 심드렁하게 넘겼다. 학습효과 덕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7일 우리 군의 연평도 사격훈련으로 북한 리스크가 불거졌지만 그후 5거래일 동안 코스피지수는 0.1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벌어진 우리 군의 훈련이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높았다. 그러나 훈련 이후 지수는 오히려 오름세를 보였다. 당시 개인은 4천249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이 1조2천119억원을 순매도했던 것과 대조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결국 지난해 연말에는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하기까지 했다.
그 이전도 마찬가지다. 코스피는 북한발 리스크에 크게 흔들린 적이 없었다. 오히려 북한의 무력도발이나 핵 관련 이슈가 터질 때마다 코스피는 '당일 하락 뒤 빠른 반등'이라는 일관된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해 3월 26일 오후 늦게 알려진 천안함 침몰 사건 때도 이후 5거래일 동안 코스피지수는 1.51% 상승했다. 2009년 11월 10일 발생했던 대청해전 때도 5거래일 동안 코스피지수가 0.99% 올랐으며 북한이 핵보유 선언을 했던 2005년 2월 10일에도 이후 5거래일 동안 주가는 2.46% 상승했다.
사실 개미들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대북 이슈가 불거지면 투자금을 대거 회수하기 바빴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르다.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증시가 폭락한 상황에서도 개인은 매수에 나섰다. 이날 개인이 1천666억원을 사들이는 동안 외국인은 2천409억원을 팔아치웠다.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은 것이다. 실제 코스피는 북한 관련 사건이 발생한 당일 대체로 하락한 뒤 빠르게 반등하며 정상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크리스마스랠리마저 기대하고 있을 정도다.
우리투자증권에서 1990년대 이후 북한 미사일 발사 등에 따른 주가 조정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주가 영향력은 최저 1거래일에서 최대 4거래일 정도에 그쳤다. 하루이틀 정도는 주가가 하락했지만 5거래일을 지난 다음부터는 평균 2% 이상 상승했다. "북한발 리스크는 거의 없다. 유럽발 리스크가 문제"라는 최근 업계의 전망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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