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답지 않게 포근한 날이 며칠 지속된다 싶더니 갑자기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고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더 낮고 매우 춥다. 연말이 돼서야 평년 수준의 날씨를 회복하고 새해부터는 따뜻할 것이라 한다. 이달까지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던 우리나라가 새해 1월부터는 대륙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며 기온이 평년보다 높다고 하니 다가오는 임진년 새해에는 승천하는 용처럼 모두 귀한 존재가 되고 따뜻한 일만 펼쳐지길 빌어본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그 해를 함축적으로 대표하는 사자성어를 각계각층에서 발표한다. 그 중에서도 전국 각 대학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가 유명하다. 올해 교수신문에서 전국 304명의 대학교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올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는 뜻의 '엄이도종'(掩耳盜鐘)이 선정됐다고 한다.
다소 어려운 사자성어이고 흔히 사용하는 용어는 아니라서 뜻을 알아보니 '자기가 한 잘못은 생각하지 않고 남의 비난이나 비판을 듣기 싫어서 귀를 막지만 소용이 없다'는 뜻이라 한다. 그리고 유래를 살펴보니 춘추시대에 한 도둑이 종을 훔치러 들어갔다가 종이 너무 커 쪼개어 가져가려고 종을 부수자 소리가 너무 커서, 다른 사람들이 종소리를 듣지 못하도록 자기 귀를 막았다는 일화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다소 비판적인 사자성어이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도 올해 진료를 하면서 환자들의 아픔이나 불편함, 어려움을 듣기 싫어서 귀를 막고 진료하지 않았는지 걱정이 된다.
여러 계층에서 사자성어를 발표하여 치과의사 모임에서 올해의 치과계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는 무얼까 물으니 한 선배는 '네트워크'와 '동네무환'이 아닐까 한다. 문어발식으로 여기저기 병원을 개설하여 환자를 유치하는 불법네트워크 치과들 때문에 동네치과에는 환자가 없다는 뜻이란다.
다가오는 새해는 60년 만에 찾아오는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흑룡의 해이라 한다. 용은 비바람의 조화를 부리는 신기한 상상의 동물이고 용기와 비상 그리고 희망을 상징한다. 새해에는 우리의 살림살이도 흑룡처럼 승천하여 '엄청난 이익이 도무지 종결되지 않는 엄이도종'의 임진년이 되길 바란다.
장성용 민들레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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