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피부건조증과 난방

과도한 난방, 피부건조증 유발…수분 공급 충분히 해야

이번 겨울 전력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난방설비가 많이 보급되면서 겨울철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난데다 유난히 추운 겨울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력대란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난방온도를 조금씩 줄여야겠다. 지나친 난방은 건강에도 좋지 않다. 난방으로 인한 건강의 문제를 여름철 '냉방병'에 빗대어 '난방병'이라고도 한다. 난방병이란 밀폐된 공간에서 과도한 난방으로 인해 나타나는 여러 증상을 일컫는 말이다. 난방병 중 가장 흔한 증상이 피부건조증이다. 인체에 적당한 습도는 40~60%인 데 반해 난방기를 가동하면 실내습도는 20%대로 떨어져 피부 속 수분이 공기 중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발생한다. 지난달 25일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전국 시'도 행정부지사들에게 "올겨울 전력난이 예상되니 청사 온도를 18℃ 이하로 유지해달라"고 주문한 말은 피부건강 측면에서 보더라도 적절한 말인 것 같다. 어른들이 흔히 겨울철에는 지나치게 군불을 때는 것보다 조금 춥게 지내는 게 좋다고 말하는 것도 건강상의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심하게 건조해지는 피부 때문에 피부과를 방문하는 환자들이 많다. 주로 다리 피부가 심하게 건조, 가려움이 심해 손톱으로 긁어 군데군데 상처투성이 상태인 경우가 많다. 건성습진, 동계소양증 등으로 불리는 피부건조증에 대해 알아보자.

◆피부건조증이란?

피부건조증은 날씨가 차고 건조해짐에 따라 피부의 가장 외부에서 보호벽 역할을 하는 각질층이 약해지면서 피부가 건조해지고, 또 건조해진 각질층이 갈라지면서 수분 증발이 더 많아져 가려움증을 느끼게 되는 질환이다. 건조하고 습도가 낮은 겨울철 50대 이후에서 많이 생기는 피부 질환으로 노인성 습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피부표면 지질의 감소나 기능장애에 의해 발생하며, 특히 낮은 습도와 건조하고 차가운 바람에 노출될 때 잘 생긴다.

하지만 생활습관이 서구화되기 시작한 1980년대 이후부터는 젊은 사람에게도 많이 생기기 시작했다. 즉 나이나 계절과 같은 자연적인 요인 이외에도 생활습관이 이러한 피부 질환의 중요한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예를 들면 난방시설이 선진화되면서 실내온도는 올라가고 습도는 내려간데다 겨울철에도 거의 매일 목욕을 할 수 있게 됐고, 이렇게 목욕을 자주 하는 동안 거친 수건으로 때를 미는 상황 등이 습관화돼 피부건조증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증상

주로 피지 분비가 적은 정강이나 허벅지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거칠어지고, 흰 비늘 같은 각질이 일어난다. 이에 따라 가려움증이 생기며, 더 진행되면 피부가 붉어지고 갈라지는 등 피부염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가렵다고 피부를 긁으면 긁을수록 증상이 악화된다. 급격하게 악화되면 진물이 나는 병변이 생기거나, 도중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못하면 2차적으로 피부세균 감염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원인

피부건조증의 원인은 크게 외부적 요인과 내부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외부적 요인으로는 주로 찬 기온과 건조한 기후, 바람, 자외선, 난방기 사용과 같이 환경과 관련된 것들이다, 표피 지질이나 땀의 생산에 영향을 주는 약물 사용과 관련된 것, 세제나 유기용제 사용이나 피부를 지나치게 문지르는 일과 같이 표피에 손상을 주는 경우 등이 있다.

반면 내부적 요인으로는 개인의 유전적 특성이나 아토피 피부염, 만성 피부습진, 피부노화와 같은 피부 질환, 갑상선, 간'신장 질환 및 종양과 같은 전신 질환과 관련된 것들이 있다.

◆예방'관리

과도하게 피부를 씻는 일을 피해야 한다. 또 피부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 그 상태가 늘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피부 건조 예방과 관리수칙은 다음과 같다.

▷하루 7, 8잔 이상 물을 충분히 마시고, 건조한 환경을 최대한 피한다 ▷실내에서는 가습기를 사용해 습도를 40~60% 정도, 실내온도를 20도 내외로 유지한다(온도가 너무 높으면 습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명심할 것) ▷난방기를 장시간 사용하지 않는다 ▷보습효과가 있는 비누나 세정제를 사용한다 ▷화장을 지울 때는 크림 형태의 세안제를 사용한다 ▷목욕'샤워를 할 때 횟수나 시간을 제한하며, 미지근한 물을 사용한다 ▷심하게 때를 미는 일을 피하고, 목욕 후에는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빠른 시간 안에 완전히 닦고 나서 즉시 피부보습제를 바른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신동훈 영남대병원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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