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12 매일신문 신춘문예 수필 당선소감

부족한 글 뽑아 준 건 더운 노력하라는 꾸짖음

음악을 듣거나 회화를 들으며 혼자 걷기를 좋아한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을 걸으면 심심할 법도 하지만, 오히려 더 많은 친구를 만날 수 있다. 나무, 야생화, 풀, 띄엄띄엄 놓은 징검다리. 이름 모를 풀들이 피워낸 작은 꽃송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발길을 쉽게 돌릴 수 없다. 눈에 띌 만큼 화려하지도 않고 향기도 없다. 좀 더 다가가면 그들의 내밀한 언어가 향기롭게 들린다.

글을 쓴다는 건 혼자 걷는 산책길 같다. 그다지 관심도 받지 못하는 분야라서 함께 가는 사람도 드물다. 이름 모를 풀꽃처럼 함께 가는 다섯 명의 친구가 있어 행복하다. 오래전에 이 길로 갈 수 있게 등불이 되어 준 몇몇 선생님. 친정집 농사를 짓느라 농부처럼 변한 남편. 모처럼 일찍 들어와도 옆에 앉아서 내 일에 몰두하느라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부족했다. 아이들과 어머니. 친정 형제들 모두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린다. 며칠 전 꿈길에 다녀가신 부모님. 가슴을 저리게 한다.

당선이라는 큰 기쁨을 주신 심사위원님. 부족한 글을 뽑아 주신 것은 느림보에게 더 노력하라며 어깨를 토닥여주는 따뜻한 손길이라 여겨진다. 더디게 여기까지 왔지만, 또다시 더디게 가야 할 길. 이 길을 벗어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임병숙(강원도 원주시 봉산동)

1961년생.

학력:성일여자상업고등학교

직업: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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