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12 매일신문 신춘문예 동시 당선소감

깨끗한 동심 심어주기 위해 칠순에 도전장

많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흐른 세월만큼 눈물과 애환도 많았습니다. 남들은 모두 잘 따내는 신문사 신춘문예를 저는 왜 이토록 오랫동안 낚아 올리지 못하고 한평생 가슴에 미련을 묻고 살아야 했는지 의아할 때가 있었습니다. 두 번의 전쟁을 몸소 체험하면서 전쟁이 무엇이며 전쟁의 상처가 어떤 것인지, 인생이 무엇인지 저는 잘 압니다. 그리고 전쟁의 참화 속에서 부모가 자식을 어떻게 키우는지 그 모습도 보았습니다.

책이 귀했던 시절이지만 아버지는 수시로 책을 사오셔서 저에게 읽으라고 하셨습니다. 책을 많이 읽어야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하시면서 말입니다. 그래서 책은 늘 저와 함께하는 친구이며 인생의 동반자였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멈출 수 없는 문학에 대한 열정도 함께하였습니다. 문학은 적어도 인생을 견디도록 해 줍니다. 살기 어려운 시절에 자식을 키우시던 아버지의 모습을 한 편의 동시에 담아 보았습니다. '아버지의 지게'는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 살기가 어려울 때 우리나라 아버지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겁이 납니다. 정서가 없고 어른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린이답게 자라도록 동심을 심어줘야 하며 그것은 어른들의 몫입니다. 너무 오래 신춘문예의 벽을 넘지 못해 포기하려고 작심했는데 올해 혼불 문학상에 77세 할머니가 당선됐다는 소식에 용기를 내어 응모했습니다. 저의 동시를 예쁘게 봐 주신 심사위원님들에게 감사한 마음 영원히 간직하겠습니다. 더욱 멋진 동시를 쓰는 데 열정을 쏟겠습니다. 거듭 감사를 드립니다.

권우상(부산시 북구 화명2동)

1941년생.

단국대 부설 통신교육대 수료

국제상사(주), 부광철강(주) 등 근무

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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