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악산 연재를 시작하면서 산 이름을 두고 지역에서조차 명확하게 정리돼 있지 않아 혼란스러웠다. 황학산으로 부르는가 하면 황악산이라는 기록도 있다.
대체로 직지사를 품은 산은 원래 황학산이었던 모양이다. 문헌에 보면 학이 많이 날아들어 황학산이라고 했다는 기록이 있다.
향토사학가 심형준 씨는 "학이 많이 서식해 '황학산'이라고 불렸다"며 "어릴 때 직지사 천불전 뒷산에 엄청나게 많은 학이 날아왔는데 학의 배설물은 독성이 강해 나무들이 잘 자라지 못하고 고사(枯死)해서 스님들이 학을 쫓으려고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근래에 인근 덕전리 옛 재건학교 숲에 학이 날아들더니 몇 년 전부터 복전리 뒷산에 여러 마리가 날아들고 있다"며 "원래 이름을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금도 충복 영동에서는 황학산으로만 불린다.
그러나 황악산 주장도 만만찮다. 조선시대 최대 인문지리지인 이중환(李重煥)의 택리지(擇里志)에는 황악산으로 기록돼 있다. 직지사 일주문 현판에도 '黃岳山 直指寺'로 표기되어 있다.
김천문화원 송기동 사무국장은 "조선 후기부터 황악산이라는 기록이 전한다"며 "산 이름에 학(鶴)이란 글자 대신 악(嶽 또는 岳)자를 사용한 것은 유순한 산 기운을 보완하기 위한 비보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비로봉 정상에는 '황악산 정상 1,111m'라는 표지석이 있다. 국토지리정보원, 산림청 등 국가기관에서는 100대 명산을 꼽을 때 이 산을 황악산으로 표기하고 있다. 김천에서도 주로 황악산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를 보면 처음에는 산에 학이 많이 날아들어 민간에서 황학산으로 불렀으나, 근래 들어 황악산으로 많이 불리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매일신문 '대간 숨을 고르다, 황악'에서는 다소 논란이 있지만 산 이름을 '황악산'으로 표기하고자 한다.
박용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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