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욱(30'수성구 만촌동) 씨는 며칠 전 군고구마를 사기 위해 차를 몰고 집 주변을 돌다 빈손으로 돌아왔다. 30여분이나 뒤졌지만 군고구마를 파는 곳이 없었기 때문. 정 씨는"예전에는 버스 정류장이나 시장 대로변에 군고구마 상인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찾아볼 수가 없다"고 했다.
겨울 별미인 길거리 군고구마가 사라졌다. 작황 부진으로 고구마 가격이 크게 오른데다 오븐이나 직화 냄비의 보급으로 직접 군고구마를 만들어 먹는 가정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농수산물 유통공사에 따르면 올겨울 고구마 소매가격은 1㎏에 5천110원으로 2010년 3천140원에 비해 50% 이상 올랐다.
유난히 비가 많이 왔던 여름을 거치면서 땅이 물러져 고구마가 제대로 영글지 못해 작황이 나빠진 탓이다.
고구마 가격이 올라가자 거리에서 군고구마 찾아보기도 어려워졌다.
예전에는 천원이면 군고구마 2, 3개 정도를 살 수 있었지만 요즘은 한 개 가격이 천원에 달해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껴 판매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동대구역 인근 군고구마 상인은 "군고구마 드럼통을 보고 왔다가 가격을 물어보고는 비싸다며 그냥 가는 손님들이 상당수다"며 "가격은 올라도 마진은 똑같아 4, 5년 전과 비교하면 군고구마 노점상이 열 중 둘, 셋도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저렴한 직화 냄비가 등장하면서 집에서 군고구마를 직접 만들어 먹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길거리 군고구마가 사라진 또 다른 이유다.
길거리 군고구마가 사라지면서 카페에서 이색 메뉴로 군고구마를 내놓기도 한다.
군고구마 기계를 설치한 카페 사장 우동훈 씨는"고구마 가격이 워낙 비싸 군고구마를 파는 곳이 별로 없다보니 손님들이 신기해 하며 많이들 찾는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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