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우울한 인생, 버지니아 울프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버지니아 울프(1882~1941)가 누구일까. 소설도 뛰어났지만 비극적인 삶으로 더 유명하다. 1882년 오늘, 영국 런던에서 문학평론가의 셋째 딸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정신질환 증세를 보일 정도로 예민한 성격이었다. 의붓오빠에게 성추행을 당하고는 평생 성(性)과 남성, 자신의 몸에 대해 병적인 수치심과 혐오감을 가졌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사망하자 정신이상 증세로 자살을 시도했지만 남편 레오나드 울프에 의지해 버텼다. 둘은 섹스 없이 남매처럼 살았어도 사이는 무척 좋았다.

그녀의 소설은 어렵다. 제임스 조이스와 함께 '의식의 흐름'이라는 모더니즘 소설의 개척자다. 특별한 줄거리가 없고 두서없이 떠오르는 생각과 느낌을 고스란히 서술하기에 읽기에 부담스럽다. 에세이 '자기만의 방'에서 "우리가 모두 1년에 500파운드를 벌고 자기 방을 갖는다면"이라고 여성의 경제적 자립과 정신적 자유를 설파한 최초의 페미니즘 작가였다. 59세 때 정신질환을 비관해 유서를 남긴 채 강에 투신했다.

박병선 동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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