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수업으로 흥미를 높입니다."
경상북도교육청이 지난달 30일 제13회 전국 교실수업 개선 실천사례 연구발표대회에서 2000년부터 11회 연속 전국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올리면서 참가 교사들의 수업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 대회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하는 것으로 창의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 수업 운영 사례와 실행 연구 방법을 찾아 수업'학습 방법을 개선하기 위해 진행하는 행사. 보고서와 수업 동영상 자료를 심사해 입상 예정자를 선정한 뒤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탑재, 일정 기간 동안 전국적으로 검증을 받아 최종 입상자를 가린다.
도 대회를 거쳐 1등급 입상자들만 이 대회에 나선 경북도는 단연 눈에 띄는 성적을 거뒀다. 대회 입상자 34명 가운데 21명(61.8%)이 경북 교사로 1등급 입상자 6명 중에서는 3명, 2등급 11명 중 8명, 3등급 17명 중 10명이 경북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이들이었다.
고령 쌍림초등학교 우성재 교사(사회과)가 1등급을 받은 수업 방식은 '주제로 묶고 R3로 푸는 역사학습으로 H.Q(역사지수)를 높여요'다. 지난해 6학년들을 대상으로 역사 교과서 내용을 인물, 사건, 문화 등 세 가지 주제로 나눠 재구성해보는 수업을 진행했다.
우 교사가 이름붙인 'R3'는 실감하기(Realize), 탐구하기(Research), 표현하기(Represent)에서 따온 것이다. 실감하기는 흥미 유도 단계. 가령 고려 문화를 배운다면 고려청자와 이조백자 사진을 두고 고려시대 작품을 고르는 식이다. 사진이나 그림 퍼즐도 우 교사가 애용한 소재다. 탐구하기는 책, 컴퓨터를 이용해 자료를 수집하는 단계다. 표현하기는 배운 내용을 발표하는 것 외에도 역사신문 만들기, 토론으로 익힌 내용을 재점검하는 과정. '발해는 어느 나라 역사일까'를 두고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우 교사는 "배워야 할 주제에 대한 자료를 많이 챙겨야 한다는 점 때문에 아이들이 힘들어하기도 했다"면서도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는 게 느껴졌다. 앞으로도 이 방식을 계속 시도해볼 생각이다"고 했다.
'AMDS 코스 메뉴로 국어, 참맛 좀 볼까'는 경주 금장초등학교 강수정 교사(국어과)가 1등급을 받은 프로그램. 'AMDS'는 전채(Appetizer), 주요리(Main dish), 후식(Dessert), 곁들이는 요리(Side dish)의 알파벳 머리글자를 따 강 교사가 지은 말이다. '전채'는 학습 동기를 유발하는 단계. 퀴즈를 풀거나 기자 역할을 할 학생을 정해 마이크를 들고 인터뷰를 하는 흉내를 내면서 다른 학생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식이다. '주요리'는 책 만들기, 편지 쓰기, 역할극 등 활동으로 학습 목표를 달성하는 단계다. '후식'은 익힌 내용을 퀴즈로 점검하는 시간.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곁들이는 요리'. 이때는 칭찬 시간이다. 수업 도중 발표를 잘하거나 조별 활동을 활발히 할 경우 강 교사가 칭찬과 함께 칭찬 스탬프를 찍어줬다. 이 스탬프 10개를 모으면 혜택권 제비뽑기를 통해 청소 면제권, 체험학습 때 강 교사가 챙겨주는 간식 시식권 등을 얻을 수 있게 했다.
강 교사는 "학생들은 늘 하던 활동, 학습이라도 조금만 변화를 주면 흥미를 보인다"며 "시간 관계상 한 달에 두 차례 정도 주요 단원 중에서 골라 이런 방식의 수업을 진행했는데 수업 참여도도 높아지고 자연스레 학습 효과도 커졌다"고 했다.
도교육청은 이번 대회에서 1, 2등급에 입상한 교사들에게 '수업 명인' 신청 자격을 주고 올 한 해 수업 공개와 컨설팅, 연수 활동을 열심히 할 경우 수업 명인 인증패를 줄 계획이다. 수업 명인이 되면 전문직 시험 응시 때 가산점을 준다. 도교육청 교육과정과 김장미 장학사는 "수업을 잘한다고 검증된 교사들을 수업 컨설팅 요원으로 적극 활용해 경북 학교 전체가 수업의 질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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