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생님의 쏙쏙 강의, 경북학력 쑥쑥 크겠네

사진=경북도 교사들이 지난달 20일 제13회 전국 교실수업 개선 실천사례 연구발표대회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이 대회에서 1등급에 입상한 우성재(고령 쌍림초교) 교사와 강수정(경주 금장초교) 교사의 수업 장면. 경북도교육청 제공
우성재 교사
사진=경북도 교사들이 지난달 20일 제13회 전국 교실수업 개선 실천사례 연구발표대회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이 대회에서 1등급에 입상한 우성재(고령 쌍림초교) 교사와 강수정(경주 금장초교) 교사의 수업 장면. 경북도교육청 제공
강수정 교사
우성재 교사
강수정 교사

"재미있는 수업으로 흥미를 높입니다."

경상북도교육청이 지난달 30일 제13회 전국 교실수업 개선 실천사례 연구발표대회에서 2000년부터 11회 연속 전국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올리면서 참가 교사들의 수업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 대회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하는 것으로 창의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 수업 운영 사례와 실행 연구 방법을 찾아 수업'학습 방법을 개선하기 위해 진행하는 행사. 보고서와 수업 동영상 자료를 심사해 입상 예정자를 선정한 뒤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탑재, 일정 기간 동안 전국적으로 검증을 받아 최종 입상자를 가린다.

도 대회를 거쳐 1등급 입상자들만 이 대회에 나선 경북도는 단연 눈에 띄는 성적을 거뒀다. 대회 입상자 34명 가운데 21명(61.8%)이 경북 교사로 1등급 입상자 6명 중에서는 3명, 2등급 11명 중 8명, 3등급 17명 중 10명이 경북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이들이었다.

고령 쌍림초등학교 우성재 교사(사회과)가 1등급을 받은 수업 방식은 '주제로 묶고 R3로 푸는 역사학습으로 H.Q(역사지수)를 높여요'다. 지난해 6학년들을 대상으로 역사 교과서 내용을 인물, 사건, 문화 등 세 가지 주제로 나눠 재구성해보는 수업을 진행했다.

우 교사가 이름붙인 'R3'는 실감하기(Realize), 탐구하기(Research), 표현하기(Represent)에서 따온 것이다. 실감하기는 흥미 유도 단계. 가령 고려 문화를 배운다면 고려청자와 이조백자 사진을 두고 고려시대 작품을 고르는 식이다. 사진이나 그림 퍼즐도 우 교사가 애용한 소재다. 탐구하기는 책, 컴퓨터를 이용해 자료를 수집하는 단계다. 표현하기는 배운 내용을 발표하는 것 외에도 역사신문 만들기, 토론으로 익힌 내용을 재점검하는 과정. '발해는 어느 나라 역사일까'를 두고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우 교사는 "배워야 할 주제에 대한 자료를 많이 챙겨야 한다는 점 때문에 아이들이 힘들어하기도 했다"면서도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는 게 느껴졌다. 앞으로도 이 방식을 계속 시도해볼 생각이다"고 했다.

'AMDS 코스 메뉴로 국어, 참맛 좀 볼까'는 경주 금장초등학교 강수정 교사(국어과)가 1등급을 받은 프로그램. 'AMDS'는 전채(Appetizer), 주요리(Main dish), 후식(Dessert), 곁들이는 요리(Side dish)의 알파벳 머리글자를 따 강 교사가 지은 말이다. '전채'는 학습 동기를 유발하는 단계. 퀴즈를 풀거나 기자 역할을 할 학생을 정해 마이크를 들고 인터뷰를 하는 흉내를 내면서 다른 학생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식이다. '주요리'는 책 만들기, 편지 쓰기, 역할극 등 활동으로 학습 목표를 달성하는 단계다. '후식'은 익힌 내용을 퀴즈로 점검하는 시간.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곁들이는 요리'. 이때는 칭찬 시간이다. 수업 도중 발표를 잘하거나 조별 활동을 활발히 할 경우 강 교사가 칭찬과 함께 칭찬 스탬프를 찍어줬다. 이 스탬프 10개를 모으면 혜택권 제비뽑기를 통해 청소 면제권, 체험학습 때 강 교사가 챙겨주는 간식 시식권 등을 얻을 수 있게 했다.

강 교사는 "학생들은 늘 하던 활동, 학습이라도 조금만 변화를 주면 흥미를 보인다"며 "시간 관계상 한 달에 두 차례 정도 주요 단원 중에서 골라 이런 방식의 수업을 진행했는데 수업 참여도도 높아지고 자연스레 학습 효과도 커졌다"고 했다.

도교육청은 이번 대회에서 1, 2등급에 입상한 교사들에게 '수업 명인' 신청 자격을 주고 올 한 해 수업 공개와 컨설팅, 연수 활동을 열심히 할 경우 수업 명인 인증패를 줄 계획이다. 수업 명인이 되면 전문직 시험 응시 때 가산점을 준다. 도교육청 교육과정과 김장미 장학사는 "수업을 잘한다고 검증된 교사들을 수업 컨설팅 요원으로 적극 활용해 경북 학교 전체가 수업의 질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