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나라 타이완!'
대한민국과 많이도 닮은 나라 타이완(대만). 인구는 2천300만 명, 남한 면적의 5분의 2 정도. 국민소득(2만달러 안팎)도 비슷하다. 급속한 경제성장을 통해 아시아 신흥 경제강국으로 성장한 공통점도 갖고 있다. 반도체와 IT 강국이라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김해국제공항에서 2시간 20분만 날아가면 타이완의 수도 타이페이(台北)에 도착한다. 참 가까운면서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나라이기에 친근감이 더 간다. 대구의 문화고속관광여행사가 마련한 타이페이'야류'화련 3박4일 일정의 대만 관광에 몸을 실었다. 대구경북 언론인 중국포럼(회장 이승익)도 함께했다. 때마침 연합뉴스 류성무 타이완 특파원도 현지에서 일행을 반겨줬다.
류 특파원은 "특파원으로 6개월 정도 일하고 있는데, 정치'사회'경제'교육 등 여러 가지로 우리나라와 닮은 점이 많다"며 "우리나라만큼 볼거리, 먹을거리가 많은 곳으로 1주일 정도 여행하기에는 딱 적격인 나라"라고 말했다. 그리고 고궁박물관, 용산사, 화련 대협곡, 101 타워 등 몇몇 관광 포인트로 알려줬다.
◆세계 4대 박물관, 고궁박물관
타이완의 외형적인 가장 큰 볼거리는 버즈 두바이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101타워지만 실제 가장 실속 있는 볼거리는 타이완 국립 고궁박물관이다. 이곳은 중국의 진귀한 보물과 유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하루 종일 둘러봐도 모든 것을 다 보기가 힘들 정도다. 총 68만 점. 아직도 전시하지 못한 물품이 더 많다고 하니, 그 규모에 대해 부언 설명이 필요 없다.
문화고속관광여행사 소속 현지 가이드인 장미령 씨는 이 고궁박물관 관람에서 꼭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 알려주고, 2시간가량 일행을 안내했다. '비취 배추'(서태후의 며느리가 예물로 가져온 보물), '상아공 조각'(상아로 만든 미스터리 17겹의 원형 조각), '모공정'(상형문자 형태의 글자가 새겨진 큰 화로 같은 그릇), '소동파를 그린 올리브 씨앗'(손톱 만한 올리브 씨앗에 소동파의 배를 띄워놓은 풍경 조각), '당삼채'(중국의 도자기 굽는 기술, 세 가지 색깔이 아름답다), '청화채'(우리나라 고려청자처럼 중국의 아름다운 청색 도자기 기술) 등이다.
이런 진귀한 유품들은 장제스(蔣介石) 총독이 중국 공산당에게 쫓겨 국민당 간부 및 당원, 그리고 10만 군인들을 이끌고 타이완섬으로 올 때 본토에서 가져온 것들이다. 큰 배 10척에 나눠 싣고 올 정도의 물량으로 명'청 시대의 소중한 보물이나 유품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중국이 타이완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 고궁박물관의 물품들 때문이라고 할 정도니 그 가치는 이루 말할 필요가 없다. 이런 재미도 있다. 타이완 고궁박물관의 한켠에 누군가 기증한 우리나라 통일신라시대의 불상도 발견할 수 있는데, 보물찾기처럼 우리나라 불상을 찾는 놀이를 해도 흥미로울 듯하다.
이와 함께 장제스 총독의 아들 장징궈가 타이완이라는 자유 중화민국을 건립한 아버지의 업적과 통치기간 동안의 활약상을 기리고 전시해놓은 중정기념당도 1시간가량 충분한 볼거리를 선사하는 곳이다. 참고로 중정은 장제스 총독의 아호다.
◆세계 2위 101타워 VS 용산사'야시장
타이완의 랜드마크는 단연 101타워다. 아랍 에미리트 연합(UAE) 두바이에 우리나라 삼성물산이 건설한 버즈 두바이(부르즈 칼리파) 빌딩이 완공되기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바로 타이페이의 101타워였다. 나라의 경제력을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2004년에 대만의 한 건축가의 집념으로 완성된 이 초고층 빌딩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로 89층까지 올라가는 데 37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것도 아주 편안한 상태에서 미동의 거의 없이 500m가량 치솟는다. 타이완이 자랑하는 현대 과학의 힘으로 버즈 두바이 역시 이 엘리베이터 기술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한다.
또 이 건물은 8층 단위로 열쇠 모양으로 묶어 건축을 해서 건물의 안정성을 높였으며, 지진에 대비해 건물 88층에 660t에 이르는 세계 최대 공기제동기인 대형 균형추 '취보88'을 설치해놨다. 그리고 건물 내부는 럭셔리 그 자체다. 우리나라 돈으로 2조원가량의 건축비용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타이완의 화려한 초고층 빌딩 뒤에는 서민들의 삶도 그대로 녹아내리고 있었다. 특히 용산사라는 도교에 가까운 도심 속 절에는 온갖 신들이 모셔져 있었으며, 이곳에서 타이완 시민들은 향을 피워 기도를 올리고, 작은 정성을 표시하는 공양을 했다.
인근에 위치한 야시장에는 타이완 서민들의 삶이 그대로 표출돼 있었다. 마치 우리나라의 남대문'동대문시장과 흡사했다. 대구로 치면 서문시장인 셈이다. 이곳에서는 타이완 지폐인 100위안(한화 4천원), 200위안이 여러 가지 물품을 사는데 아주 소중하게 쓰였다.
◆예류 해양지질공원과 화련의 대협곡
타이완은 남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면적을 갖고 있지만 대자연이 주는 경관은 상상 이상이었다. 타이완섬의 동쪽은 태백산맥처럼 높이 솟아있고 서쪽은 평지처럼 평탄하다. 인구 대부분이 서쪽에 살고 있다고 보면 된다. 동쪽의 높은 고산준령 중 옥산(3천952m)은 동북아 최고봉으로 불릴 정도로 높은 산이다. 타이완섬 동쪽 산맥지역에는 3천m가 넘는 산들은 즐비하다.
타이페이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곳인 예류 해양지질공원은 해안에 위치한 특이지형의 해안공원으로 수십만 년 동안 융기, 풍화, 침식작용이 교대로 일어나면서 빚어낸 버섯바위, 촛불바위 등이 희귀한 형태의 모양을 만들어내며 관광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 준다. 특히 이곳에서 여왕의 머리 모양을 닮은 여왕바위는 예류 해양공원의 상징이 될 만큼 압권인 특이한 바위다. 인근에는 온천지구가 있어 갖가지 형태의 다양한 온천욕(로즈'페퍼민트'밀크'약초 등)을 즐길 수도 있다.
화련은 타이완섬 동쪽의 대표적인 도시다. 타이페이에서 기차를 타고 해안선을 따라 3시간 30분가량 가면 화련 대협곡을 만날 수 있다. 원주민인 태아족과 아미족인 살던 곳으로 깎아지른 듯한 높은 절벽과 희귀한 바위들은 이곳이 타이완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그랜드캐니언에는 비할 바 못 하겠지만 설악산이나 오대산의 절벽보다 더 규모가 크고, 계곡이 깊다. 그리고 깎아지른 듯한 바위 속에 제비들이 모여 살고, 대협곡 꼭대기에 원숭이들이 모여 사는 곳도 있었다. 산맥을 넘어 서쪽으로 넘어가는 길을 만드는 동안 협곡에서 공사를 하던 군인, 인부 등 226명이 죽었다고 한다. 화련 대협곡 입구에는 이들 226명을 영혼을 기리는 장춘사라는 사당이 있다.
타이완 타이페이'화련에서 글'사진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