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의 나이에 젊은이들과 경쟁해 당당히 학업을 마치고 전문학사모를 쓰는 만학도가 화제다.
주인공은 16일 대구과학대학교 부동산과를 졸업하는 한교선(60'여) 씨. 한 씨는 중학교 졸업 후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했고, 이후 결혼해 평범한 전업 주부의 삶을 살아왔다.
"중'고교 교사인 남편과 3녀 1남 자식 뒷바라지에 공부는 엄두도 못냈지요. 하지만 못다 한 학업에 대한 열망만은 버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가슴 한구석에 품고 있던 공부에 대한 꿈은 해가 갈수록 강해졌고 2008년 경신정보과학고등학교(성인학급)에 입학했다.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에 교회 봉사활동까지 꾸준히 하면서도 졸업할 때는 성적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한 씨는 내친김에 대학 진학까지 결심, 2010년 대구과학대학교 부동산과에 전면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중학교 교장으로 정년 퇴임한 남편의 권유와 자식들의 응원이 든든한 힘이 됐다.
한 씨는 대학생활 동안 자식뻘 되는 학우들과 함께 강의를 들으며 신입생 환영회, MT, 축제 등 교내외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했고 성적은 줄곧 1등을 유지해 학과 교수들의 칭찬이 자자했다.
그러면서도 어머니로서의 역할에는 소홀함이 없었다. 대학 1학년 때인 2010년 5월 대구 한 고교에 다니던 막내아들이 학교 체육시간에 축구를 하다 다리가 골절되자 4개월 동안 매일 아들의 가방을 들고 통학을 시켰다. 대학 2학년이 된 지난해에는 고3 수험생 뒷바라지를 하면서도 학교 수업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는 열정을 보였다. 방학 중 대학에서 열리는 특강과 자격증 취득 수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부동산경매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가족의 응원 덕분에 무사히 2년간의 학업을 끝내고 대학 졸업장까지 품에 안았습니다. 제 나이 60이지만 숫자에 불과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구과학대는 16일 열리는 학위수여식에서 한 씨에게 총장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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