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푸어→하우스푸어→에듀푸어→실버푸어'란 현대인의 악순환도 위험하지만, 이전 단계인 20대의 부채 증가는 더욱 그렇다. 20대들의 재무 상태에 구멍이 발생하게 되면 우리나라의 성장 동력을 떨어뜨려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빚의 유혹에 약한 20대들에게 금융회사들은 일단 돈을 빌려 주고 본다. 3개월짜리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뛰어도 일단 수백만원을 30%가 넘는 이율로 대출해준다. 20대의 대부분은 부채로 생산적인 일을 하기보단 빚을 갚는 데(돌려막기) 활용빈도가 높다. 이를 알면서도 금융회사들은 급전을 빌려준다. 자신들이 안 빌려 주면 이자가 더 높은 사채시장으로 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20대의 '빚 불감증'도 문제다. 소득은 적어도 명품을 가지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 있다. 대구 남구에 살며 식당에서 일을 하는 김모(22) 씨는 1천100만원의 빚을 졌다. 매달 120만원 벌면서 한 달에 200만원어치씩 카드로 옷과 화장품을 샀기 때문이다. 그녀는 "스트레스를 풀려고 별다른 생각 없이 샀는데…, 처음 100만원 대출받을 때 '100만원 버니까 나중에 충분히 갚겠지'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똑같은 액수를 빌리더라도 20대의 빚 문제는 다른 연령대보다 심각하다. 소득이 거의 없고, 사회경험도 적고, 신용이력도 없어 더 높은 금리를 줘야 하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정보에 따르면 신용정보가 등재된 20대(678만 명) 인구 중 54%(365만 명)가 5, 6등급이었다. 전체 인구 중 5, 6등급 비중은 31.2%인데, 20대에는 유독 5, 6등급이 많은 것이다. 5, 6등급은 저축은행의 주요 고객층이다. 20대의 낮은 신용등급은 2금융권 회사들이 높은 이자를 매기는 빌미가 된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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