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판사 재임용 파문… 대구는 '관망'

서울 경기지역 법원 일선 판사회의 열기로

최근 법관 재임용 심사에서 서기호(42'사법연수원 29기) 서울북부지법 판사의 재임용 탈락을 둘러싼 논란이 거센 가운데 서울'경기 지역 법원들이 법관 연임제와 근무평정의 공정성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일선 판사회의를 열기로 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또 이정렬(43'23기) 창원지법 부장판사가 재판 합의 내용을 공개해 사법 시스템의 근간을 훼손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대법원으로부터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으면서 일선 판사들 사이에서 동요가 일고 있다.

이번 판사회의는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집회 재판 개입 논란으로 2009년 전국 법원에서 열린 지 3년 만의 일이다.

서울서부지법은 17일 오후에 서 판사의 재임용 탈락이 재판 독립을 침해한 것인지 여부 등을 논의하는 단독판사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판사회의를 주도한 법관들은 서 판사와 비슷한 사법연수원 기수대인 28~30기다. 판사회의는 구성원인 판사 5분의 1 이상 또는 내부 판사회의 의결을 거친 뒤 내부 판사회 의장이 회의의 목적 및 소집 이유를 명시해 요청하면 각급 법원장이 개최하도록 규정돼 있다.

서울서부지법 관계자는 "법관 근무평정 관련 제도 개선 논의를 위해 회의 소집을 요구해 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서부지법 외에 서울중앙지법과 서울북부지법, 수원지법 등 서울'경기 지역 법원에서도 단독판사회의 개최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서 판사 재임용 탈락 파문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대구고'지법의 경우 현재까지는 공식적인 움직임이 없지만 대부분의 판사가 사태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구지법 한 판사는 "아직까지 (서울처럼) 판사회의 개최를 위한 공식적인 움직임은 없다"면서도 "구내식당 등에서 모여 서 판사 재임용 탈락과 이 판사의 중징계에 대해 얘기를 나누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대구고법 한 판사는 "밖으로 드러난 움직임은 아직 없다. 요즘이 인사철이어서 대부분의 판사가 업무 마무리에 정신이 없다 보니 관심은 있지만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서 판사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재임용 심사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재판진행을 개선하려고 했던 저의 노력, 연구 등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저는 근무평정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 바보 같은 짓을 해왔던 셈입니다"라는 글을 올려 재임용 탈락 결정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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