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부터 전국 초중고등학교가 노는 토요일을 시행한다. 격주에서 매주 시행하는 것이다. 그동안 격주로 해왔기 때문에 큰 혼란은 없겠지만, 노는 토요일에 대한 찬반양론은 아직도 많다. 저소득층이나 맞벌이, 혹은 결손 가정 학생에 대한 대책 문제 때문이다. 현재 720여만 명인 초중고생 가운데 10%가 넘는 75만 명이 저소득층이며, 이들 중 가정이나 학교의 보호가 필요한 초등학생은 37만 명이다. 그나마 경제력이 있으면 사설 학원이라도 보내면 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정부는 1998년부터 주5일 수업을 추진했다. 이는 기업도 마찬가지지만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학교에 먼저 도입했다. 처음부터 엇박자를 내면서 별다른 대책 없이 제도부터 먼저 시행한 셈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전국 1만 1천여 초중고를 대상으로 토요일 방과 후 수업 수요 조사를 했다. 90%에 가까운 9천여 학교가 수요가 있다고 답했지만 아직 이에 대한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격주 노는 토요일만 해도 겉으로는 별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통받는 가정이 많다. 하루하루가 힘겨운 저소득층은 대책 없이 아이를 내버려둘 수밖에 없다. 사교육도 문제다. 벌써 학원이 들썩이고, 학부모는 늘어날 사교육비가 큰 부담이다. 이는 사교육 줄이기를 제1 과제로 삼은 현 정부의 교육 정책과도 맞지 않다.
전면 노는 토요일제 시행에 대한 대책은 격주 때와 다르지 않다. 학교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방과 후 수업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원하는 학생을 철저하게 파악해 학교가 수용해야 한다. 개학까지 남은 시간도 많지 않다. 정부와 학교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사이에 무방비로 남는 우리 아이가 더욱 늘어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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