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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금요일에 과학터치'] 물질을 원자 단위로 조작하는 나노 기술

사진=실리콘 기판 위에 형성된 원자선의 모형 .
사진=실리콘 기판 위에 형성된 원자선의 모형 .

원자와 전자는 물리학자의 레고 블록이다. 물리학자들은 원자들을 원하는 대로 가지고 놀면서 이것저것 새로운 물질을 만들 수 있을까 머리를 굴린다. 일부 학자들은 아주 작은, 원자 수 개로 구성된 집단을 연구한다. 이들은 심지어 원자를 만지고 움직일 수도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물질계는 불안정하고 요동치는 금속원자선처럼 흥미로운 성질을 가진다. 물질을 원자 단위로 조작하고 전자를 제어하는 기술이야말로 궁극의 나노기술이지만 아직 물리학자들이 잘 모르는 영역이다. 이때문에 물리학자들은 새로운 원자선과 그 성질을 발견하기 위해 밤을 지새는 것이다.

전기는 도선이라고 불리는 금속선을 따라서 흐른다. 집안 어디에나 있는 전선은 이런 도선을 안전하게 고무 등으로 감싸놓은 것.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나 메모리도 모두 전기신호를 가지고 동작하기 때문에 복잡하게 얽힌 금속선을 가지고 있다. 보다 성능이 우수하면서 값싼 컴퓨터는 중앙처리장치나 메모리들을 더욱 작게 줄이는 기술이 중요한데, 이러면 도선의 크기와 금속선의 폭도 아주 작아지게 된다. 이번 강연에서는 물리학자들이 어떻게 세상에서 가장 작은 금속선을 만들고 연구하는지 소개한다.

컴퓨터나 디지털 카메라의 메모리 등은 실리콘을 기판으로 다양한 공정을 통해 매우 작은 단위 트랜지스터와 축전지들을 대량으로 집적, 만들어진다. 메모리의 용량과 속도의 증가로 나타나는 전자소자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단위소자들을 더욱 더 작게 만드는 공정과 소재 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현재의 소자기술에서는 단위소자의 크기가 약 40nm에 이르고 있으나 앞으로 10년 이내에 10nm 이하의 소자기술이 요구된다. 포스텍 원자선원자막연구단은 10nm를 훌쩍 뛰어넘어 원자 수개의 크기를 가지는 구조 (원자 하나의 크기는 결정내에서 0.1~0.3nm정도라 보면 된다), 특히 배선과 소자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금속선 구조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고 있다.

현재 연구하고 있는 선구조는 실리콘을 기판으로 금 또는 인듐과 같은 금속원자를 가지고 만드는데 그 선폭은 원자 1개에서 4개 정도의 폭을 지닌다. 이러한 선 구조는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가장 가느다란 궁극의 극세선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미래소자에서의 응용 가능성과 더불어 아주 특이한 물리적인 성질들을 보이게 된다. 즉, 원자선 내부의 전자들이 아주 폭이 좁은 선을 일차원적으로 움직이게 되어 복잡하고 다양한 특성을 보이는 것이다. 이를 물리학에서는 일차원전자의 특이성이라 하며, 고체의 물리학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한 분야가 된다.

우리 연구진의 연구는 실리콘 기판 위에 원자 한 개에서 수 개의 폭을 지니는 새로운 물질계로서의 원자선들을 만드는 방법을 찾고, 이를 통해 만들어진 원자선의 구조와 특성(주로 전자들의 특이한 성질)을 연구한다. 최근 10년간 일련의 실험을 통해 연구진은 아주 잘 배열된 금속의 성질을 가지는(전자가 자유롭게 움직이는) 원자선계들을 발견했다. 또 이러한 금속원자선들이 일차원전자의 특이성에 의해 저온에서 절연체로 변화하는 현상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금속원자선의 전자구조에 불순물원자를 도입하여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역시 세계 최초로 개발함으로써 1nm 급의 전자소자기술을 위한 중요한 일보를 내딛었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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