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니하오 통신] 이색 보양음식

"중국인, 겨울철에 보양식 즐겨"

중국은 예부터 우리와 달리 겨울철에 보양식을 먹어왔다. 겨울철에는 날씨가 추워 활동량이 적다보니 몸이 부실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한파를 이기는 중국인들의 보양식을 소개한다.

▷불도장(佛跳墻)=절에서 채식을 하던 승려조차 그 맛과 향을 이기지 못해 담을 넘을 정도라는 뜻이다. 불도장은 해삼, 전복, 새우, 사슴힘줄, 샥스핀, 잉어부레, 오골계, 죽순, 은행, 동충하초, 돼지힘줄, 녹각, 메추리알 등 온갖 산해진미를 넣어 푹 고아낸 진정한 보양식 중 하나다. 불도장은 청나라 때 푸젠성(福建省) 푸저우(福州)에서 처음 요리로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식재료의 향이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항아리에 재료를 넣은 후 연잎이나 얇은 종이로 뚜껑을 덮어 삶는다. 이렇게 3, 4시간을 삶은 불도장은 식탁에 올리기 전에 뚜껑에 뚫린 작은 구멍으로 술을 흘려 넣은 후 뜸을 들여 마지막 향을 첨가한다. 불도장은 국물에 기름기가 거의 없으며 다양한 고급 식재료를 사용해 육지와 바다의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제비집 수프=흔히 '제비집'(燕窩)이라고 부르는데 정식 명칭은 '제비집 수프'다. 광둥(廣東) 요리의 진미 중 하나다. 식재료로 사용되는 제비집은 제비 혹은 제비과에 속한 새의 둥지다. 원래 제비집 요리는 베트남 왕실 요리였다. 이것이 중국에 전해져 역대 임금들에게 사랑받게 됐다. 유명한 미식가인 청나라 건륭 황제는 매일 아침식사 때 반드시 달콤한 연와를 한 그릇씩 먹었고, 그 때문인지 역대 황제 중에 가장 오래 살았다고 한다. 여성들의 피부미용에도 좋다고 해서 많은 제비집 약이 개발돼 있다.

▷샥스핀='위츠'(魚翅)라고 불리며 중국 3대 진미 중 하나다. 샥스핀은 상어 지느러미를 말린 것이다. 샥스핀은 상어의 종류, 부위, 색깔에 따라 맛의 차이가 나는데, 청상어를 최고로 친다. 가공된 상어 지느러미는 외관상 흠집이 적고 지느러미의 힘줄이 굵고 길며, 색이 밝고 빛나는 것이 좋다. 샥스핀은 맛이 달고 담백하며 기를 보충하는 성질이 있어 식욕을 촉진시킨다.

▷거지닭=거지라는 뜻의 '쟈오화즈'(叫花子)에 닭이라는 '지'(鷄)를 붙여 거지닭이라고 부른다. 맛은 담백하지만 요리방법은 특이하다. 옛날 중국 강남 소흥(紹興)의 거지들이 인근 마을에서 닭을 훔쳐와 털을 뽑고 황토를 발라 외딴 곳에 파묻어 두었다가 한 마리씩 꺼내 구워 먹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신하들과 함께 암행 중이던 청나라 건륭 황제가 노숙을 하게 되었다. 건륭 황제는 잠자리에 들기 위해 모닥불을 피웠는데 어디선가 고소한 닭고기 냄새가 진동했다. 맛있는 냄새의 진원지를 찾아보니 뜻밖에도 모닥불 아래였다. 곧바로 그곳을 파 보니 황토에 싸인 닭이 모닥불에 익어가고 있었다. 이후 거지닭을 먹으면 황제처럼 부귀해진다는 말과 함께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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