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연음식 이야기] (9)장아찌2

수분 충분히 줄여야 곰팡이 안생겨 맛 유지

요즘 외식업에서 밑반찬으로 유행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장아찌류다. 재료와 양념 방법도 다양한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장아찌를 맛있게 담그려면 신선한 제철 재료를 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료를 충분히 씻어 보관할 때 유해균이 번식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다. 또 장아찌를 담글 재료는 절이거나 말려서 수분 함량을 줄여 사용해야 저장 중 곰팡이가 피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장아찌의 시작은 재료를 손질하여 수분을 걷어 내는 것에서부터다. 재료에 따라 수분 함량이 적은 것은 담기 전에 전 처리를 하지 않고 그대로 간장, 초절임, 된장, 고추장 등에 절이기도 하고 우선 절임맛이 배게 하여 나중에 2차 양념에 무쳐 먹기도 한다.

흔히 하는 간장 절임 장아찌는 간장의 짠맛을 희석하여 담가야 맛있다. 간장에 식초, 설탕, 마늘, 마른고추, 다시마, 물엿, 매실액, 소주 등을 끓여 식혀 부어야 감칠맛이 난다. 재료를 단지나 용기에 담아 꼭꼭 누르고 달인 간장을 부어 공기 중에 노출되는 부분이 없도록 해야 위에 흰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다. 곰팡이는 장아찌의 맛을 떨어뜨리며 재료가 물러지게 할 수 있다. 발효식품으로 기본양념이 되는 장아찌의 밑재료는 간장, 고추장, 된장이고 이것을 다시 2차 숙성시켜 먹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짠맛을 내는 절임류가 아니다. 절임하면서 재료의 탈수가 진행되면 원형질이 분리되고, 세포 내 각 기관과 세포벽에 손상을 입어 조직이 발효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염분이 채소 내부에 침투하여 각종 호기성 미생물(산소를 좋아하는 균)의 생육을 막고 젖산균의 생육을 촉진하여 감칠맛과 숙성 발효된 향을 만들어 낸다.

좋은 장아찌를 담그기 위해서 사용하는 소금은 호염(천일염)이 좋은데 소금의 빛깔이 우윳빛을 띠는 것이 좋으며 손에 쥐었다가 놓았을 때 손에 묻지 않고 바슬바슬하면서 비볐을 때 잘 부서지는 것이 좋다. 굵은 소금에는 칼슘이나 마그네슘 같은 무기질이 있어 채소를 절일 때 조직을 단단하게 해줘 채소가 익어도 무르지 않는다.

장아찌를 담그려면 재료에 따라 적절한 전 처리 방법이 있다. 먼저 소금에 절인 후 햇볕에 말리는 것으로 가지, 노각, 동아, 무, 살구, 오이, 토마토, 참외, 수박 등이 있다. 삶은 후 햇볕에 말리는 것으로는 고춧잎, 무릇잎, 원추리, 질갱이, 참외, 참가죽 등이다. 소금 혹은 간장에 절이는 것으로는 무청, 배추속대, 복숭아, 가죽 등이 있으며 소금물에 삭혔다가 2차 절임하는 것으론 감, 고들빼기, 고추, 깻잎, 마늘종, 매실, 콩잎, 뽕잎 등이 있다. 식초에 삭히는 것으로 생강, 마늘이 있다.

시기별로 담그는 장아찌 재료도 다르다. 1, 2월은 생것의 재료가 흔하지 않아 묵은 나물을 이용하거나, 무말랭이'두부 등을 이용하여 담는다. 3월은 김'동치미 무'된장장아찌, 4월은 달래'제피 잎'참죽'풋마늘대'마늘종 등을 장아찌로 담글 수 있다. 5월은 더덕'통마늘초절임'산초'살구'양파 피클 등을 담글 수 있다. 6월은 뽕잎'홍합 등의 제철 재료, 7월은 오이'노각'깻잎'참외, 8월은 감잎'개다리'노각'복숭아'수박, 9월은 가지'감'토란, 10월은 고들빼기'고춧잎'단풍든 콩잎'무말랭이'무'무청'배추속대'북어'우엉'송이버섯등 아주 다양한 재료들을 활용할 수 있다. 끝으로 11, 12월은 김'굴비'도토리묵'전복'파래'홍합 등 해산물을 이용한 재료들이 적절하다.

장아찌를 담글 때는 장물은 서너 번 끓여 부어야 하고 다시 끓일 때는 물을 조금 첨가해야 짜지 않다. 설탕 대신 꿀이나 매실청을 넣으면 감칠맛이 더해지고, 잎이 질기거나 쓴맛이 강한 재료는 소금물에 담가 삭힌 뒤 담그는 것이 좋으며 수분이 많은 재료는 꾸덕꾸덕하게 말려 사용하고 오이를 제외한 채소는 달임장이나 소금물을 부을 때 식혀서 부어야 한다. 묵이나 버섯은 말려 사용하는 것이 좋고, 고추는 통째 하면 먹을 때 물이 튀고 장이 속까지 배지 않으므로 몇 군데 구멍을 내 담가야 한다. 용기는 깊은 것이 좋고 반드시 끓는 물에 소독해 사용하도록 한다.신아가 참(眞)자연음식연구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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