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 캠프의 투수 연습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리그 최강의 막강 마운드가 올 시즌에도 위력을 보여줄 것으로 믿고 있지만, 자칫 흐트러지면 큰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류 감독이 주의 깊게 지켜보는 선수는 올 시즌 삼성 마운드의 키를 쥔 두 외국인 투수 탈보트와 고든이다.
류 감독은 "이들만 제 몫을 한다면 올해도 풍년 농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삼성은 최근 몇 년간 외국인 선수 복이 없었지만 올 시즌엔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류 감독은 용병 때문에 적잖은 골머리를 앓았다. 타선에서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했던 가코는 시즌 중반까지 물렁한 방망이만 휘두르다 퇴출당했고, 투수 카도쿠라는 체력문제로 중도 하차했다. 다행히 시즌 중반 교체한 투수 매티스와 저마노가 활약해준 덕분에 한숨을 놨지만, 당시에는 엄청난 모험이었다.
이전에도 삼성은 용병 덕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고르고 골랐지만, 대개 기대 이하 성적만 내다 일찍 보따리를 쌌거나, 어쩔 수 없이 엔트리만 잡아먹었다.
하지만 늘 허전한 구멍이었던 용병이 올핸 기대감으로 빈 곳을 채우고 있다.
탈보트는 고든과 함께 동료보다 열흘 늦은 1월 26일부터 괌 훈련에 합류했지만, 이미 미국에서 개인훈련으로 몸을 만든 상태여서 오키나와에서 팀 훈련을 소화하는 데 이상이 없다.
탈보트는 "한국타자들의 선구안이 좋다.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를 한다는 생각으로 공을 던질 것이고, 삼성의 수비진이 강해 마운드에서 마음 놓고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팀 적응도 빠른 편이다. 탈보트는 "정인욱은 늘 웃으며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주고, 오승환은 굉장히 친절한 선수다"며 "한국야구가 첫 경험인 만큼 설렘도 크다"고 말했다.
고든은 지난해 SK에서 공을 던져 한국 무대를 경험했다는 점이 믿음직스럽다.
고든은 아직 실전 피칭을 하지 않았지만 꾸준히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고든은 탈보트에게 한국 야구 이야기를 많이 해주며 그의 적응을 돕고 있다. 고든은 "지난해 SK에 있을 때 삼성 타자들은 콘택트 능력이 좋고, 선구안이 뛰어나 상대하기 껄끄러운 상대였다"며 "삼성에서 뛰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게 현실로 된 만큼 모든 역량을 발휘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탈보트는 메이저리그서 10승을 거둔 투수답게 관록이 묻어난다. 올핸 15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또 류 감독은 "고든은 SK에 있을 당시 60개 이상 던지면 공의 위력이 떨어졌는데, 이번 캠프를 통해 좀 더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도록 연습시키고 있다"며 "일단 선발로 뛸 수 있도록 하되 체력이 받쳐주지 않을 시에는 3, 4이닝을 던지는 불펜으로 돌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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