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살아 있는 도서관

살아 있는 도서관/장동석 지음/현암사 펴냄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키고 추동했던 '한 권의 책'. 책의 무게감은 그래서 더없이 크다. 이 책은 책과 뗄 수 없는 삶을 살아온 우리 시대의 지성 23인을 찾아가 그들의 독서 편력을 인터뷰한다. 출판평론가인 저자는 80대 백발의 노철학자 박이문에서 40대 인터넷 시대의 서평가 이현우까지 세대와 정체성을 달리하는 23명을 찾아갔다. 그들, '살아 있는 도서관'들은 어떤 고민을 했고 책에서 어떻게 길을 찾았으며 무엇을 꿈꾼 것일까. 책과 더불어 깊어진 사상과 철학을 알아본다. 제천 간디학교 양희창 교장은 '다르게 살기'를 말하고,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거의 모든 사건을 변론한 김형태 변호사는 책을 통해 소유 중심이 아닌 존재 중심의 삶에 눈을 떴다. 절망 속에서도 한국 사회의 잠재력을 낙관하며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 문화인류학자 김찬호 교수는 가파른 경쟁으로 고단해지는 일상에서 탈출하여 단순함, 소박함으로 삶을 채우는 '마을'의 풋풋한 낭만을 꿈꾼다.

인터넷 공간에서 책벌레로 유명한 이현우 교수는 "조금 덜 비열한 인간이 되거나 더 나아가 비열하지 않은 인간이 되기 위해서라면 '한 권'이 아니라 '여러 권'의 책, 다수의 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되읽음을 충동하는 긴 여운, 그리고 그것에 대한 회상. 그렇게 해서 어쩔 수 없이 되읽음 속으로 들어가 침잠하는 일, 이러한 일련의 구조가 마침내 고전을 일컫게 한다'는 정진홍 교수의 말에도 귀 기울여본다. 한 권을 50번씩 되읽어서 외우다시피 한 정 교수의 독서법은 '계속해서 읽으면 나중에는 글이 스스로 자기를 설명한다'고 한다. 368쪽, 1만7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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