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모뉴먼츠 맨

모뉴먼츠 맨/로버트 M. 에드셀'브렛 위터 지음/박중서 옮김/뜨인들 펴냄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예술품을 구하고자 분투한 소규모 부대의 분투를 담은 역사 다큐멘터리다. 저자들은 '뛰어난 미술작품들은 어떻게 전쟁의 포화 속에서 살아남았는가?'라는 질문 하나를 잡고 수년간 치밀한 조사와 집필 끝에 이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군대가 문화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따로 부대를 편성한다는 것은 선례가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이 부대에 자원입대한 최초의 대원들 60여 명은 대개 중년으로, 박물관 관장, 큐레이터, 건축가 등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는 이들이었다. 초기 임무는 중요한 건축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었지만 전쟁이 진행되면서 강탈당하거나 실종된 예술작품의 행방을 찾는 쪽으로 성격이 변했다. 특히 유럽을 점령하고 있는 동안 히틀러와 나치가 문화유물을 무려 500만 점이나 압수해 제3제국 영토로 이송했기 때문에 이를 추적하는 데 애를 먹었다. 히틀러가 미술품 약탈에 이토록 집착한 까닭은 고향인 린츠에 자신의 업적을 기리는 미술관을 세우고 걸작들로 그곳을 채우고자 했기 때문이다. 나치는 평화 협정의 담보물로 미술품을 압수하기도 했고, 때로는 특별한 이유 없이 강탈했다. 제국원수 헤르만 괴링은 축재를 위해 비열한 약탈을 일삼았고 병사들은 액자에서 빼낸 그림들을 크기대로 분류하여 아무렇게나 상자에 넣은 뒤 곳곳에 마련한 보관소에 수만 점씩 은닉했다.

히틀러가 린츠의 박물관으로 보내려고 한 국보급 문화재들 대부분은 오스트리아 알타우세 광산의 은닉처에 보관되었다. 알타우세 광산은 기념물 전담반이 발견한 가장 중요한 보관소 두 곳 중에 하나로, 소금 광산이었던 자리에 거대한 방들을 마련하여 어마어마한 수의 예술품을 은닉했다. 회화만 1천687점 이상 발견됐고, 얀 반 에이크의 '겐트 제단화' 같은 걸작도 포함되어 있었다. 경악할 만한 사실은 나치가 이 거대한 광산을 여차하면 파괴할 작정으로 폭탄까지 설치해놓았다는 것이다. 608쪽, 3만3천원.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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