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밥그릇 싸움' 여야 선거연대 또 먹구름

이회창 "새누리당과 어렵다" 통합진보당은 "민주당과 결렬"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가 정성을 쏟고 있는 '총선선거연대' 논의가 무산위기를 맞고 있다. 참여 정당들이 '기득권을 포기할 수 없다'며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힘겨루기의 핵심은 보수와 진보 진영 우세지역에서 어느 정당 후보로 단일화를 하느냐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등 거대 정당들은 선거연대 대상인 소수정당들이 연대에 목을 매고 있는 주요 정당들의 약점을 집중 공략하며 정치현실과 맞지 않는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재 국회의석 또는 각종 여론조사 정당지지율을 기준으로 연대논의(단일화지역구 수 결정)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소규모정당들은 거대정당들이 '연대'의 기본정신을 망각한 채 의석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총선연대를 악용하려 한다며 잇따라 협상결렬을 선언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

보수진영에선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의 선거연대 논의가 사실상 물 건너 간 상황이다. 새누리당의 러브콜을 받아온 온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선거연대 협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세 확장을 시도하는 새누리당의 전략에 문제가 있고 구체적인 연대방식에 대한 양당의 공감대가 없을 뿐 아니라 협의과정에서 잡음이 먼저 터져 나와 논의가 진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는 "새누리당이 충청권을 자유선진당에 완전히 맡기는 전략적 결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특정지역 선거구를 특정정당에 모두 맡기는 합의안을 도출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보수진영의 선거연대는 성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진보진영 역시 아무 소득 없이 25일로 정해진 선거연대 협상시한을 넘겼다. 더욱이 통합진보당은 공식적으로 협상결렬을 선언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26일 열린 총선예비후보자 전원대회에서 "제1야당 민주통합당은 야권연대라는 국민적 여망을 저버리고 당리당략에 매달려 있다"며 "이제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힘을 믿고 이 길을 헤쳐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은 통합진보당의 협상자세에 아쉬움을 표시하면서도 아직은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신경민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26일 논평을 통해 "(진보통합당이)일방적인 정치적 공세로 압박하는 것은 야권연대에 하등 도움이 안 된다"면서도 "서로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타결에 이르지 못했으나 야권연대는 포기할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야권연대의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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