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 남동부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는 19세기 말까지 왕국으로 존재했다. 라나발로나 3세는 22세 때인 1883년에 이 나라의 왕이 된 후 선대 여왕인 라나발로나 2세의 전 남편이자 실권자인 라이닐라이아리보니와 정략 결혼했다. 상징적 존재인 여왕은 실권자와 결혼해 권력을 분점, 나라를 다스리는 방식이었다.
라나발로나 3세는 마다가스카르가 프랑스의 식민지가 될 위기에 처하자 영국과 미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영국은 프랑스의 야욕을 묵인했고 미국은 그녀의 요청을 무시했다. 외교적 노력이 무산되자 마다가스카르 군이 프랑스 군과 전투에 나섰으나 이길 수 없었다. 라나발로나 3세가 재위 14년 만인 1897년 오늘, 왕위에서 물러나면서 마다가스카르 왕국도 멸망했다.
라나발로나 3세는 유폐 생활을 거친 뒤 프랑스의 식민지인 알제리로 추방됐다. 알제리에서 프랑스 정부의 지원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그녀는 고국을 그리워하면서도 프랑스의 파리를 동경했다. 파리를 수 차례 방문, 쇼핑을 즐기며 융숭한 대접을 받았고 프랑스 국민들은 그녀에 대해 연민을 느끼며 환대했다. 그녀는 1917년, 57세의 나이로 숨졌다.
김지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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