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 수돗물급수체계 낙동강 오염 땐 무방비

매곡·문산정수장 폐쇄 땐 운문댐 취수 늘려도 역부족

낙동강이 오염 또는 독극물 유입 등으로 대구시민들의 음용수 기능을 하지 못할 경우 비상급수를 시행하더라도 달서구 일대와 대구 강북, 달성군 등지에는 수돗물을 공급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구미산단 등지에서 내뿜는 오염물질로 인한 낙동강 수질 오염을 원천적으로 해결하려면 취수원 이전이나 취수원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28일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대구시가 낙동강과 주변 댐에서 취수하는 수량은 하루 평균 75만8천t이다. 운문댐에서 취수하는 20만8천t은 수성구와 동구 일부에 공급되고 가창댐의 2만5천t은 수성구 파동 일대에 공급된다.

북구 산격동 일대 주민들은 하루 2만5천t가량을 취수하는 공산댐에 의존하고 있다. 낙동강에서 취수하는 매곡정수장은 하루 40만t을 취수해 달서구와 달성군, 중구, 서구, 남구 일대에 공급하고 있다. 역시 낙동강 물을 정수하는 문산정수장은 10만t가량을 취수해 대구 강북 일대에 공급한다.

이처럼 낙동강에서 취수하는 음용수가 대구시 전체 음용수의 65.9%에 이르고 있다. 이 때문에 매곡'문산정수장의 상류 지역인 구미산단에서 흘러나오는 화학물질로 인해 낙동강 물이 음용수의 기능을 상실할 경우 대구시민들은 극심한 혼란에 직면하게 된다고 수질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대구시 비상급수 계획에 따르면 낙동강 오염으로 매곡'문산정수장이 일시 폐쇄되면 운문댐 취수량을 하루 최대 35만t까지 늘린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이를 달서구 일부 지역과 남구, 서구, 중구 시민들에게 내보낸다는 것. 시는 또 가창댐과 공산댐의 취수량을 하루 최대 5만t까지 늘려 추가 부족분을 해소한다는 시나리오를 세워두고 있다.

하지만 취수량을 아무리 늘려도 45만t에 불과해 30만t가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달서구의 상인동, 장기동, 진천동 등지는 수돗물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강북도 마찬가지다. 달성군에도 보급이 사실상 중단된다. 이에 따라 차량을 이용한 운반급수로 대신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 때문에 대구시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소방차와 급수차 200여 대를 동원해 물 공급을 한다는 보완책을 마련해두고 있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장기 단수가 아닌 8시간 이내의 일시적 단수일 경우 상수도관 곳곳에 설치된 물탱크와 급수차량으로 물을 공급할 수 있다. 위기 상황에 대비해 비상급수 계획을 치밀하게 세워놓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수질전문가들은 대구시민들의 음용수가 낙동강에 너무 치중하다 보니 오염이 심해질 경우 대구시는 사실상 공황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결국 낙동강 오염을 대비해 취수원 이전과 함께 취수원 다양화에도 힘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역의 한 수질전문가는 "낙동강 물이 음용수 기능을 상실하면 사실상 대구시 행정은 마비될 수 있다. 낙동강의 음용수 비중을 줄이는 대비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영남대 지홍기 교수(토목공학과)는 "낙동강 물을 깨끗하게 보전해 수질오염을 막는 것이 최우선의 과제다. 대구시민들이 깨끗하고 건강에 문제없는 음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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