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좋은기업·부실기업을 보는 눈] 수익 내는 주식계좌는 대부분 장기 투자자

몇 년 전 모 증권사에서 한 지역만을 골라 개인투자자들의 매매를 분석해보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꾸준히 수익을 내는 주식계좌 비율은 5%. 파생상품인 선물, 옵션계좌는 1%가 안 되는 걸로 나왔다. 수익을 내는 주식계좌를 분석해보니 소액계좌는 거의 없고 대부분은 고액계좌로 매매회전율이 극히 낮은 장기투자자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료만으로 요약해보면 매매회전율을 높이고 레버리지를 과하게 일으킬수록 실패자 95% 안에 '확실히' 포함된다는 것이다. 선물은 주식 대비 레버리지가 7배 정도다. 레버리지와 수익은 반비례하며, 레버리지로 연결되는 신용'미수 주식계좌는 결국 실패한다는 것이다.

꾸준하게 수익을 내는 5%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상품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먼저다. 주가는 폭등'폭락, 탐욕'공포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거품'을 일으킨다. 이때 프로들은 정상적인 상품과 거품이 낀 상품을 같이 엮어 최소의 위험으로 거품을 걷어낸다. 예를 들어 프로그램 매매라는 게 주식과 선물을 같이 엮은 것인데 이러면 대부분은 거품이 많은 상품 쪽에서 이익이 난다. 어느 상품이든 거품이 생기는 쪽에서 이익을 취하는 구조이므로 한쪽만 매매하는, 즉 주식만 매매하는 사람들은 잃어줘야 된다는 것을 뜻한다. 또 선물과 옵션으로 엮을 때도 대부분은 거품이 더 많은 쪽인 옵션에서 이익이 발생한다. 이게 바로 개인들이 옵션시장에서 전멸하는 이유다. 주식, 선물, 옵션은 서로 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가 '거품'을 먹느냐, 아니면 스스로가 거품이 되어 잡아먹히느냐로 수익이 오가는 시장인 것이다. 이런데도 홀짝 게임을 하듯 한 가지 상품만으로 단기에 죽기 살기로 매달린다.

확률도 따져야 한다. 국가가 공인하는 것인데도 카지노, 경마 등은 꾸준히 반복하면 망한다. 아무리 분석을 많이 하고 예측을 잘해도 실패하는 이유는 승률이 50%가 안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것들을 '도박'이라 부른다. 주식 매매 역시 도박처럼 접근하면 당연히 실패로 이어진다.

시간도 내 편이 되어야 한다. 단기적 주가 흐름은 누구도 모른다. 단기적인 잣대는 엉터리다.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지겹지만 길게 가져가야 하는 것이다. 하루 이틀의 손익에 연연하지 말고, 작더라도 꾸준히 우상향 수익이 나오는 방법으로 접근해야 맞다.

시장은 동물의 세계와 다를 바 없다. 조급하고 겁에 질리면 결국 잡아먹힌다. 단기 실적에 얽매이는 펀드, 단기 매매를 부추기는 전문가들 역시 예외는 없다. 먹이 사슬 맨 아래에 위치한 먹잇감일 뿐이다. 시장은 언제나 열린다. 심리적인 겁에 질려 메뚜기처럼 옮겨 다니든지, 진득하게 행동하든지 결정은 순전히 본인의 몫이다.

이우현 동부증권 범어지점 DHP금융자산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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