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간암

초기 아니고선 수술·이식 불가능 '검사만이 능사'

간암을 예방하려면 B형 및 C형 간염 백신을 접종하고 음주와 흡연을 피하는 등 위험군에 들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이창형 교수는 말한다.
간암을 예방하려면 B형 및 C형 간염 백신을 접종하고 음주와 흡연을 피하는 등 위험군에 들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이창형 교수는 말한다.

간암(정확히 말하면 간세포암)은 간세포에 생겨난 악성 종양을 말한다. 위암, 폐암, 대장암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며, 여자보다 남자의 발생 빈도가 높다. 40세 이후부터 생기기 시작해서 나이에 따라 계속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간암은 우리나라 남성의 암으로 인한 사망 원인 중 3위이며, 특히 40, 50대 남성의 경우 암 사망 원인의 1위를 차지한다.

◆초기 증상이 없는 간암

간암이 생길 위험성이 유난히 높은 사람들은 다음과 같다. ▷간경변 환자 ▷B형 간염 보유자 및 간염 환자 ▷C형 간염 환자 ▷알코올 등 여러 원인으로 만성 간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다. 특히 우리나라는 얼마 전까지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이 높은 나라였다. 태어날 때 모체로부터 감염된 후 만성보균자나 만성간염 상태로 수십 년간 지난 뒤 간경변을 일으키고 40, 50대에 간암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젊은 층에서 B형 간염 보유자가 줄어들어 앞으로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암 발생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알코올성 간질환과 C형 간염 환자가 늘고 있기 때문에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실정이다.

간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 증상이 있어도 원래 간 질환을 앓던 사람에게 주로 생기기 때문에 기존 질환의 증상과 혼동한다. 이 때문에 암이 생겨도 모른다. 증상이 나타나 발견될 정도의 간암은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음파나 CT, MRI, 혈관 촬영 등으로 간에 덩어리가 보이고, 혈액검사에서 '알파태아단백질'(AFP)이 증가돼 있으면 간암으로 진단할 수 있다. 이런 검사로만 암 진단을 내리기가 불확실한 경우 조직검사로 간암을 확진하게 된다.

◆수술 외에도 다양한 치료법 등장

수술은 생각보다 상당히 안전한 방법이며 간암 부위를 완전히 도려내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그러나 문제는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자가 극히 일부라는 것. 간 기능이 유지되며, 암덩어리가 작고 덩어리 숫자도 적어야 한다.

수술이 어려운 경우 ▷고주파 열치료 ▷경피적 에탄올 주입법 ▷간동맥 화학색전술 ▷항암약물치료 ▷3차원 입체조영 방사선치료 등을 할 수 있다. '고주파 열치료'는 간암 내에 주삿바늘을 통해 전극을 삽입하고 전류를 흘려보내면, 이 전극에서 발생되는 고주파 열에 의해 간암 조직을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크기가 작은 1~3개의 암덩어리가 있는 경우 효과적이다.

'간동맥 화학색전술'은 간암을 먹여 살리는 동맥을 세밀히 선택해 종양 가까이로 접근한 뒤 항암약물을 주입하고, 종양을 먹여 살리는 혈관을 차단(색전)하는 치료법이다. 비교적 크지 않은 종양에 효과적이다. 과거에는 방사선치료의 효과도 나쁘고 방사선이 주위 간에 많은 손상을 준다고 해서 꺼렸다. 하지만 치료 기술개발로 일부 환자에서 좋은 성적을 보인다.

간 밖으로 퍼져 있지 않은 비교적 초기 간암의 경우, 간 이식도 가능하며 치료 성적도 상당히 좋다. 특히 간암의 크기와 개수가 적으면서 간경변증이 심하여 다른 치료법을 택할 수 없을 경우 고려하게 된다. 간경변증과 간암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치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진행된 간암의 경우, 간 이식을 하기가 어렵다.

◆간염 백신 접종은 필수

간암이 생길 위험이 높은 집단에 들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다. 간염 항체가 없는 사람은 B형 간염 백신을 맞아야 하며 특히 신생아 접종은 필수적이다. 간염 예방을 위해 다른 사람과 칫솔, 면도기, 손톱깎이 등을 같이 사용하지 말고, 지나친 음주를 삼가고 금연하며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있는 식단도 중요하다. 일단 만성 간질환 환자로 진단받으면 간암 조기발견을 위해 6개월 간격으로 정기적인 초음파검사(경우에 따라 CT검사)와 혈청 알파태아단백질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간경변 환자, 만성 B형 간염 환자와 보유자, 만성 C형 간염 환자, 기타 다른 원인에 의한 만성 간질환 환자 등도 해당한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창형 교수는 "암 특효약이라고 소문난 것이 많지만 효과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고, 때로는 부작용 탓에 치료 과정에 큰 방해를 주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여기에 의존해선 안 된다"며 "특정 음식이 좋다고 해서 거기에만 매달리는 경우가 있는데, 소화에 지장이 없는 한 모든 음식물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대구가톨릭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창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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