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직장 단골집] (100)대구은행 채널전략본부 유기농 뜨락 '이플'

된장부터 푸성귀'고기까지 '완벽 유기농'

그동안 우리는 화학조미료를 넣은 '맛내기 음식'에 너무 길들여진 건 아닐까? 그 음식이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키워졌는지, 도대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먹고 있는지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이플'의 음식은 무언가 다르다. 음식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한다. 철저하게 검증을 거친 유기농, 친환경 재료를 쓴다고 한다. 양념류 하나도 영농현장을 직접 방문해 둘러본 후 계약재배한 것이다. 단골인 대구은행 천해광 부행장은 "여느 식당처럼 현란한 맛만 추구하지 않고, 조미료에 길들지 않은 예스러운 음식"이라고 추천한다. 

깔끔한 실내풍경이 인상적이다. 기분이 상큼해진다. 음식도 이름에 걸맞게 청정하다. 전국의 유기농 농장과 농사꾼의 이름이 빼곡히 적힌 '음식재료의 이력서'판이 눈길을 끈다. 주인의 순수하고 당당한 고집이 스며 있는 듯하다. 혀를 유혹하는 맛 위주의 음식이 판을 치는 세상에 어떻게 이런 유기농 음식재료만을 고집할 수 있을까? 언뜻, 가격만 생각한다면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철저하게 사람의 몸을 생각하게 하는 친환경 그대로의 음식'임을 알게 되면 도리어 감사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이플'의 손님은 대부분 오랜 단골이다.

오늘의 점심은 유기농 한식 뷔페다. 청국장, 첫순 봄 미나리, 봄 냉이 나물, 버섯 유산슬, 유기농 무청 시래기 된장찌개, 쑥국, 야채샐러드, 쑥'김치'호박으로 만든 세 가지 부침개 등 30여 가지의 반찬이 정갈하게 차려져 있다. 한결같이 산뜻한 건강식이라 무엇하나 외면당하는 메뉴가 없다. 모두 친환경 재료로 만든 된장과 화학적 간수 대신, 정제된 해수를 사용해 만든 두부도 '이플'의 안성남 대표가 직접 만든 작품이다.

접시에 현미밥과 쑥국, 청정 채소류 등 입맛이 끌리는 음식을 담는다. 한결같이 손길이 가는 음식뿐이다. 600㎡가 넘는 넓은 홀과 가족이나 단체모임을 할 수 있도록 별도의 공간이 마련돼 있다. 점심시간에는 늘 친환경 음식을 즐기려는 손님들로 가득 찬다. 향긋한 쑥국이 입맛을 유혹한다. 모든 음식은 약간 싱거운 편이다. 안성남 대표는 "음식재료에는 대부분 그 자체에 간이 돼 있다"며 "그대로 먹는 것이 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 그동안 우리는 혀가 요구하는 대로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에 익숙해 있었다.

대구은행 천해광 부행장은 "이플은 기분이 좋아지는 집이라 중요한 손님을 접대할 때는 꼭 이 집을 선택한다"고 한다. "입맛이 까다로운 서울 사람들도 한결같이 최고의 음식점이라고 평가를 한다"고 말한다. 카드사업부 김숙희 부장도 오랜 단골이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늘 감사하다는 생각이 드는 '명품 음식점'"이라고 말한다. 채널기획부 박한돈 부장은 "모든 음식이 한결같이 꾸밈없이 담백해 '맛'만 추구하는 다른 집과는 구별이 된다"고 소감을 밝힌다.

스마트채널부 김상근 부장도 "자연 속의 들판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귀한 음식"이라며 "우수 고객을 이곳에 모시면 모두 좋아했다"고 한다. 카드사업부 박은숙 차장은 "몸에 좋은 청정 음식에 이끌려 자칫 과식할 수도 있으나, 유기농으로 재배한 자연의 음식이라 곧 속이 편해지는 특성이 있다"고 말한다. 스마트채널부 이경민 과장도 "주인의 정성이 밴 귀한 음식이란 사실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맛깔스럽다"며 "가족이 함께 오고 싶은 집"이라고 말한다.

'이플'은 2002년 대구 수성구 동아백화점 수성점 맞은편 농협 지하에서 '유기농 한식뷔페'로 시작했다. 2009년 지금의 황금네거리로 이전했다. 이젠 이플 대표 조정환'안성남 씨 부부의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철학'을 이해하는 손님들이 부쩍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친환경 대상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을 탔다. 그리고 수성구청 '명품 음식점' 지정과 대구은행의 'BEST of BEST 점'으로 선정됐다. 2010년엔 농식품부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친환경농업연합회 등 관련 단체로부터 '친환경 우수식당 제18호'로 선정됐다.

점심과 저녁은 메뉴가 다르다. 친환경 한식뷔페인 점심(낮 12시~오후 3시)은 어른 1만8천원, 어린이 8천원, 유아는 1천원이다. 계절에 따라 제철 채소와 과일로 채운다. 저녁은 대부분 단체손님을 위한 상차림이다. 진지상은 1인당 2만5천원, 수라상은 3만5천원이다. 무항생제 소불고기와 자연산 홍연어요리, 계절 해산물 요리는 각각 3만원(소), 5만원(대)이다. 한방 닭백숙도 있다. 예약은 053)784-3777.

##추천 메뉴-한방 닭백숙

'이플'엔 항생제나 성장촉진제, 중금속 등 몸에 해로운 성분이 축적된 육류는 없다. 모든 음식이 유기농 채소 위주의 먹거리다. 하지만, 고기가 없어서 섭섭하다는 손님을 위해 특별한 음식을 준비했다. 안성남 대표는 "팔공산 중턱의 협력농장에서 7~8개월 동안 마음껏 돌아다니도록 키운 건강한 닭"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자연산 및 국내산 한약재(감초'황기'대추'구기자'음나무)를 넣어 푹 끓였다. 안 대표가 직접 손으로 뜯어준다. 한약재 냄새를 솔솔 풍기는 살점은 입안에서 씹히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쫄깃하다. 녹두와 찹쌀을 넣은 '백숙 죽'의 맛도 일품이다. '건강한 음식'이 몸에 스며드는 느낌이 든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