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 포스코, SK, 현대차 등 4개 그룹이 계열 건설회사에 몰아준 건설 물량이 1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포스코건설은 총 수주 물량 가운데 계열사 발주 물량이 60%(8조 6천400억 원)나 됐다. 삼성물산과 SK건설도 20.8%(2조 5천400억 원)와 19.5%(1조 3천800억 원)를 계열사로부터 받았다.
여기에는 1억 원짜리 소형 공사에서부터 수천억 원짜리 대형 물량까지 모두 망라되어 있으며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발주됐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중소, 지방 건설사는 입찰에 참여할 기회조차 없었다. 대기업이 입으로 공생과 상생을 얘기하면서도 뒤로는 중소'지방 건설사를 고사시키고 있음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이것이 국민의 희생 위에 성장한 한국 대기업의 모습이다.
공사 물량 몰아주기의 목적은 뻔하다. 계열사 물량을 받은 건설사는 대부분 오너나 그 일가의 지분이 많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삼척동자도 안다. 오너 일가의 주머니를 불리려는 것이다.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발주해 외부에서는 공사 금액이 과다 계상됐는지를 파악하기 힘들게 되어 있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런 불공정한 방법으로 몸집과 기술력을 키운 대기업 계열 건설회사들은 아파트나 공공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중소, 지방 건설회사는 죽어가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중소기업도 노력하면 대기업이 될 수 있어야 국민경제가 건강해질 수 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 주변에는 그런 사례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대기업이 그 싹을 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근본부터 뒤흔든다는 점에서 '반시장적'이다. 대기업의 탐욕을 막을 보다 강력한 제도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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