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물의 세계] 개의 배꼽관리

반려동물인 개를 키우다 보면 배꼽이 튀어나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배꼽이 튀어나와 점점 커지는 대부분의 경우에 배꼽 탈장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배꼽 탈장의 대부분은 선천적으로 생긴 것인데, 부모에게서 자식으로 유전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품종에 따라 원인이 될 수 있는데, 턱의 구조가 비정상적으로 생겨서 부정교합이 생기는 품종의 경우에 문제가 될 수 있다. 개는 출산 직후에 새끼의 배꼽을 어미가 잘라주게 되는데, 부정교합이 있으면 새끼의 배꼽을 제대로 끊지 못해서 배꼽 탈장이 생기기도 한다.

배꼽 탈장은 복강과 피부를 구분하는 복벽에 구멍이 만들어져 있는데, 튀어나온 부분이 이 구멍을 통해 배 안쪽으로 들락날락거리는 경우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것을 환납성 탈장, 비환납성 탈장으로 구분한다. 비환납성 탈장은 지방조직이 유착되어서 내부 장기가 복벽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환납성 탈장은 수시로 내부장기가 탈출될 우려가 있어서 예후가 안 좋을 수 있다. 그리고 들락날락거리는 과정에서 복벽의 구멍이 점점 더 커지게 되기 때문에 반드시 수술로 교정해야 한다.

배꼽 탈장이 생겼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여러 가지가 있다. 장이 빠져나와 장의 일부분이 복벽의 근육에 의해 조여지게 되면 음식물이 내려가는 데 지장이 생겨 구토를 하게 될 수도 있다. 또한, 혈관이 압박받게 되면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겨서 부종과 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 탈장 초기에는 지방조직만 빠져 나와 큰 장애가 없지만 소장이 빠져나오게 되어서 괴사가 진행되면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복벽의 구멍이 작을 때는 수술 과정도 간단하고, 수술 후의 예후도 좋다. 하지만, 복벽의 구멍이 커지고 난 후에 수술을 하게 되면 수술 과정이 복잡해진다. 어린 암컷의 경우에는 중성화 수술 부위와 배꼽 탈장 수술 부위가 비슷하기 때문에, 중성화 수술과 함께하면 수술 부담을 줄이면서 배꼽 탈장을 교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털이 긴 개의 배꼽 부위를 늘 관찰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목욕이나 미용을 시킬 때, 주의해서 관찰한다면 탈장이 더 커지기 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최동학 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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