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소조차 맘껏 못 먹겠네… 배추·풋고추 등 '금값'

석달만에 2,3배 올라, "시설채소 고유가 탓"

#안동 도심에 자리한 서부리 구시장 '먹자거리' 포장마차. 넉넉한 인심으로 접시에 담아주는 부침개를 찾아 손님 발길이 몰리는 곳이지만 어느 때부턴가 '배추전'이 사라졌다. 안동을 비롯해 경북 일부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배추전'이 널뛰는 배추가격으로 좀체 만나 볼 수 없는 추억의 먹거리가 되고 있는 것.

시장 상인 조금순(65'여) 씨는 "구시장에서 부침개 장사를 한 지 30여 년이 다 됐지만 배추전을 팔지 못한 적은 손에 꼽을 정도다. 몇 해 전부터 배추가격이 널뛰듯해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직장인 권모(39) 씨는 며칠 전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칼국수를 먹으며 밑반찬으로 나온 풋고추를 더 달라고 했다가 가게 주인으로부터 하소연을 들었다. 풋고추 가격이 몇 달간 너무 올라 더 주면 칼국수 값도 남기지 못한다는 것. 결국 주인은 풋고추 대신 깍두기 한 그릇을 내놨다.

채소가격이 치솟고 있다. 배추 값은 석 달 만에 2배 이상 올랐고, 고추'파프리카 등도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배추 상품(上品) 한 상자(10㎏)의 6일 도매가격은 5천850원으로 한 달 전(4천700원)보다 24.4%가량 올랐다. 석 달 전(1천600원)과 비교하면 265.6%, 2배 이상 오른 것이다.

겨우내 시설재배를 하는 작물들도 가격이 크게 뛰고 있다. 6일 풋고추(5㎏) 도매가격은 1만6천원으로 석 달 전 4천800원보다 3배 넘게 가격이 상승했다. 파프리카도 석 달 새 6천100원에서 1만5천500원으로 급등했다.

채소 가격 상승의 원인은 추운 날씨와 고유가 영향이 맞물린 결과다. 고추 등 시설 채소는 유가 급등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5일 기준 전국 평균 등유 판매 가격은 ℓ당 1천418.56원으로 1년 전(1천345.17원)보다 5.5%가량 올랐다.

배추의 경우 2월 한파로 냉해를 입으면서 공급 물량이 감소한 것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5일 "배추 가격 안정을 위해 비축물량 3천t을 공급하고 농협 등을 통한 계약재배를 늘려 배추가격을 안정화시키겠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배추가격 강세가 하우스 봄배추가 출하되는 4월 하순부터 점차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동'엄재진기자 김봄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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