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현수의 시와 함께] 밥상/주영헌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 가
  • 가

하루를 마친 가족들 밥상머리 둘러앉습니다.

숟가락 네 개와 젓가락 네 벌

짝을 맞추듯 앉아 있는 가족

조촐합니다.

밥상 위엔 밥그릇에 짝을 맞춘 국그릇과

오물조물 잘 무쳐낸 가지나물

신맛 도는 배추김치

나란히 한 벌로 누워있는 조기 두 마리뿐입니다.

변변한 찬거리 없어도

기름기 도는 고기반찬 없어도

이 밥상,

숟가락과 젓가락이 바쁩니다.

숟가락 제때 들 수 없는 바깥세상

시간을 쪼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한 자리에 둘러앉게 한 것은

모두 저 밥상의 힘이었을까요.

어린 날 추억처럼 떠올려지는

옹기종기 저 모습,

참으로 입맛 도는 가족입니다.

서정적인 풍경을 지적으로 옮겨놓는 주영헌 시인의 작품입니다. 밥상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묻고 있네요. 식구(食口)라는 말은 가족의 다른 말인데, 한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지요.

그런데 제 식구가 무엇을 먹고 사는지도 모를 세상이 되어, 이제 식구라는 말도 무색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날 아침저녁으로 식구들을 한자리에 둘러앉게 한 밥상의 힘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옛날에 비하여 밥상은 더 푸짐해졌는데 식구들은 더 허기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나날입니다. 그래서 옹기종기 밥상에 둘러앉아 입맛 도는 가족이 되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이 되었나 봅니다.

시인·경북대교수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유승민 전 국회의원은 영화 '암살자(들)' 논란과 관련하여 박지만 EG 회장의 입장에 공감하며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언급했고, 박 회장은 배...
한국과 일본의 조선업계가 세계 수주량의 63%를 차지하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로봇 도입을 서두르고 있으며, HD현대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
영화 '암살자(들)'로 인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서울 광화문에 역대 대통령 동상을 세우자는 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 연방 정부 내에 '슈퍼지능' 태스크포스를 발족하며, 산업혁명과 인터넷보다 더 큰 변화가 예상되는 이 분야에..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