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코치들 덕에 印尼체전 우승 꿈꾸죠"

경북도 체육회-서부 자바주 체육교류 현장을 가다

운동선수들이 흘리는 땀은 세계 어디서나 소중하다.

경상북도체육회의 해외 체육 교류단이 19일 오후 인도네시아 반둥시내에 자리 잡은 서부 자바주의 체육회를 찾았다. 운동장과 여러 체육관을 갖춘 이곳에는 경북체육회가 파견한 9개 종목의 체육지도자 11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낡고 허름한 한 체육관의 2층에서는 30℃의 무더위 속에 복싱 선수들이 천인호 코치의 호통 속에 비지땀을 쏟고 있었다.

"박스(시작해), 그래, 그래, 아니, 아웃(바깥에서 펀치를 날릴 것을 주문), 아웃 해야지, 야, 야 그게 아니고."

한국말이 서툰 여성 통역이 이를 어떻게 전달하는지 모를 정도로 천 코치의 입에서는 빠른 말이 연거푸 터져 나왔다. 국내에서 밴 거친 욕설도 거침없이 쏟아졌다.

이 건물 3층에서는 한국의 국기인 태권도(코치 이우리나라)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었다. 다른 종목에 비해 선수들이 잘생겼고 키도 커 보였다. 태권도는 경상북도와 서부 자바주의 체육 교류를 이끌어낸 종목이다. 2001년 태권도 합동훈련을 시작으로 서부 자바주는 지난해 경북체육회에 지도자 파견을 자부담으로 요청했다.

400m 트랙을 갖춘 넓은 잔디 운동장에서는 양궁 선수들이 과녁을 세워두고 훈련에 열중했다. 땡볕이었지만 선수들은 묵묵히 이항준 코치의 지시에 따라 활을 쏘고 표적을 확인했다. 육상(코치 이창우, 김준형) 선수들은 본격 훈련에 앞서 트랙을 돌며 몸을 풀었다.

레슬링과 펜싱 선수들은 체육회 건너편의 체육관에서 이재욱'시진철, 윤인철 코치의 지도 아래 맹훈련으로 무더위를 씻어내고 있었다.

또 볼링(코치 김영주)은 반둥시내 사설 볼링장, 유도(코치 채무기)는 시내의 반둥시유도협회 체육관, 사격은 반둥시내의 육군사관학교 사격장에서 훈련했다.

서부 자바주 체육회 관계자는 "선수들이 올해 인도네시아 전국체전(4년 주기) 우승을 목표로 강도 높게 훈련하고 있다"며 "경북체육회가 파견한 지도자들이 능력을 발휘하면서 인도네시아의 다른 32개 주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 우리의 우승 여부는 경상북도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서부 자바주는 전국체전 우승을 위해 주지사가 "금메달리스트에게 집 한 채씩을 주겠다"고 밝혔고, 현재 집을 짓고 있다.

국내 코치들도 이곳 기준으로 놀랄만한 대우를 받고 있다.

현지에서 경북체육회와 서부 자바주 체육회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양미희 씨는 "이곳 공무원의 월급이 30만~50만원 정도인데 코치들은 매달 200만원을 받고 숙식과 차량, 통역을 지원받는다"며 "대다수 코치들이 이곳에 자리 잡았고,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체육회와 서부 자바주 체육회는 이날 오전 3시간에 걸쳐 회의를 갖고 교류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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