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공개된 교육과학기술부의 전국 학교폭력 실태 조사결과에 대해 신뢰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교과부는 지난 1월 18일~2월 20일 우편을 통해 설문조사한 전국 1만1천363개 학교의 학교폭력 실태를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하지만 설문 회수율 자체가 워낙 낮고 조사가 부실하게 된 경우가 많아 오히려 학생들이 성실하게 응답한 학교만 학교폭력이 심한 것으로 '낙인' 찍힐 수 있는 등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전국의 초교 4학년부터 고교 3학년까지 558만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설문지 회송 비율은 25%(139만 명)에 그쳤다.
이 중에는 응답이 1건도 없는 학교를 비롯해 설문 회수율이 극히 낮은 곳이 많고, 반대로 조사 대상 학생 수보다 응답한 학생 수가 더 많은 학교도 허다하다.
따라서 이런 신뢰성 없는 결과를 학생들이 성실하게 설문에 참여한 학교와 같이 공개해 비교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응답이 0건인 학교가 143개, 1건인 학교가 88개인 것을 비롯해 5건 이하인 학교가 596개에 달한다.
강원도의 한 중학교는 조사대상 학생 수가 1천 명이 넘는데도 정작 1명만 응답했다. 이 한 명이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해 이 학교의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0%가 됐다. 학생 한 명의 답에 따라 결과가 오락가락하는 셈이다.
역시 학생 수가 1천 명이 넘는 전북의 한 중학교도 1명만 응답한 결과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과 일진이 있다는 인식비율이 모두 0%가 됐다.
이런 학교의 경우를 서울 일신여상처럼 1천492명 중 64%인 957명이 설문에 응답한 가운데 단 3명만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해 0.3%의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을 보인 학교와 단순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또 학생 수보다 응답한 학생이 많아 설문 회수율이 100%를 넘은 학교도 204개에 달한다. 학생 수가 3명인 경북의 한 초등학교는 11명이 응답해 설문 회수율이 366.7%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렇게 설문 응답 학생 수가 더 많은 곳의 대부분은 초등학교여서 조사대상이 아닌 1~3학년도 응답을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대구 한 중학교 교장은 20일 "낮은 회수율 속에서 학교별 학교폭력의 유형별 발생 수치가 공개되면서 '문제학교'로 낙인 찍히거나 여러 가지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과부는 이번 설문 회수율이 10% 이하인 1천906개교 및 신설학교'특수학교 중 회수율이 0%인 학교에 대해서는 교육청 주관으로 경위조사를 하고 다시 실태조사를 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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