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2·19 大選 향해!…대권행보 시작하는 민주당 주자들

민주통합당의 잠룡(潛龍)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예상했던 시나리오대로 정국이 흘러가지 않자 바빠지기 시작했다. 당초 민주당은 지난 4'11 총선에서 원내 제1당 지위를 확보한 뒤 정국 주도권을 쥐고 12월 제18대 대통령선거를 준비한다는 복안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물고 늘어지는 한편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동반책임론도 부각시킬 생각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에 과반의석을 내주며 완패했다. 민주당의 계산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대선 시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박근혜 위원장이 '선거의 여왕'임을 입증하며 '대세론'을 굳히고 있어 더욱 몸이 달았다.

문재인 당선자, 김두관 경상남도지사, 손학규 상임고문, 정세균 전 대표 등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 진영 즉 '친노' 인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 당선자는 조만간 출마 여부를 결정하고 본격적으로 대선가도에 뛰어들 태세다. 문 당선자는 18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 결정할 때가 됐고 가급적 빠르게 결정하겠다"며 "무겁고 신중하게 그러면서도 너무 늦지 않게 결정하려 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작은 노무현'으로 불리며 참여정부에서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김 지사 역시 사실상의 대권행보를 예약해 놓고 있다. 김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3주기(5월 23일)와 민주당 전당대회(6월 9일)가 있는 5월과 6월 창원을 시작으로 광주'서울 등 전국을 돌며 '북 콘서트' 형식의 출판기념회를 가질 예정이다. 전당대회를 겨냥한 바람몰이의 성격이 짙다.

문 당선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치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적통'이고, 김 지사는 이미 수차례 공직선거 출마 과정에서 '검증'을 마쳤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친노 진영은 좌장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 국회의원으로 화려하게 복귀해 향후 대선국면을 진두지휘할 예정이어서 진용이 화려하다. 더욱이 친노는 이번 총선을 통해 계파 지분을 대폭 확충한 상태여서 당내 주류로서 대선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친노 계열의 한 당선자는 "차기 대선의 화두는 탈권위주의와 거침없는 소통 그리고 더불어 잘사는 사회가 될 것"이라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잇는 사람들이 국민들의 호응을 얻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노 진영에 대한 견제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12월 민주통합당 창당 과정에서 결별을 선언했던 손학규 상임고문과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당권경쟁과 대선을 앞두고 '의기투합'했다. 결별을 재결합으로 바꿨다. 친노 일색의 대권구도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두 사람은 18일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구원(舊怨)을 풀었다. 당내에선 비(非)친노 진영 가운데 손학규계와 호남 진영이 힘을 모을 경우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호남지역의 한 중진 국회의원은 "당권과 대권을 모두 차지하기 위해 당내에서 혈투를 벌일 수도 있고 당권과 대권을 적절하게 배분하는 지혜를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타협점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민주당 당헌'당규는 대선 경선에 나서고자 하는 인사는 경선 1년 전부터 당직을 맡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친노 진영 일각에서 대선 과정에서의 '전투력 극대화'를 위해 당권과 대권을 분리한 현행 당헌'당규를 손질하자는 속내를 비치고 있다.

여기에 정치 1번지(서울 종로구)에서 새누리당 친박 중진인 홍사덕 의원을 꺾은 정세균 전 대표까지 '대선출마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는 의중을 밝히고 있어 민주당 내 대권구도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한편 민주당 내부의 대선경쟁이 가열되고 있음에도 불구, 정치권에선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결선'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여서 야권의 대선경쟁은 장기전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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