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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 단돈 10파운드에 '실락원'을 판 존 밀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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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아주 불행해 보이는 남자가 있었다. 과로 때문에 52세의 나이에 시력을 잃는다. 불행은 떼를 지어 다닌다고 했던가. 그의 불운은 멈추지 않았다. 아내와 사별했으며 정치적 반대세력에 의해 감옥에 갖혔다. 모두들 그의 인생은 끝났다고 보았다. 그러나 그는 굴하지 않았다. 그는 당당히 이렇게 말했다. "앞을 못 보는 것이 비참한 것이 아니라, 앞을 못 보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없다며 주저앉는 것이 비참한 것이다."

이 남자는 딸의 도움을 받으며 시작(詩作)에 몰두했다. 아담과 이브의 낙원 추방에 대한 성서의 이야기를 중심 소재로 삼아 인간의 자유의지와 원죄, 구원 문제를 다룬 대서사시였다. 영미권 문학 불후의 명작 '실락원'은 이렇게 탄생했다. 이 남자는 바로 영국의 시인이자 청교도사상가인 존 밀턴(1608~1704)이다.

나중에 '실락원'은 밀턴을 셰익스피어에 버금가는 대시인 반열에 올려놓지만, 작품 완성 당시 그는 찢어지는 가난에 허덕이고 있었다. 1667년 오늘 밀턴은 이 위대한 작품의 저작권을 단돈 10파운드에 넘겼다. 밀턴 사후에 유족들이 받은 인세 역시 8파운드에 불과했다.

김해용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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