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이자 '박근혜 경제 과외교사'로 알려진 이한구 의원(대구 수성갑)이 원내사령탑에 오르면서 '박근혜 친정체제'가 더욱 굳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15일 전당대회에 나선 후보들 중 친박으로 분류되는 황우여 후보가 독주하는 분위기여서 당의 간판과 원내교섭단체 얼굴 모두 '친박'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커졌다.
9일 19대 당선자를 대상으로 한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한구-진영 후보는 결선 투표에서 138표 가운데 72표를 얻어 남경필-김기현 후보(66표)를 이겼다. 1차 투표에서는 남-김 후보가 58표, 이-진 후보가 57표였지만 2차 투표에서 친박계가 결집했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펼쳐질 본격 대선 레이스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제대로 지원할 수 있는 구도로 지도부를 구성하자는 공감대가 당선자들 사이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이한구 엔진'이 박 위원장의 대선 레이스에 어떤 득과 실을 가져올지 셈하느라 분주하다. 이 신임 원내대표가 박 위원장의 '경제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고 이 신임 원내대표 역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밝힌 만큼 매끄러운 소통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결선 투표에서도 친박계가 결집하면 당내 과반 이상의 세(勢)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나와 '뭉치면 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박근혜당'으로 인식되면서 견제와 균형이 깨졌다는 지적도 있다. 비주류였던 친박계가 주류가 되면서 제 식구 감싸기 등 구태정치가 재연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친박계가 지도부를 독식할 경우 비박계의 박탈감이 심해질 것이고 당 내부에서 '박근혜 사당화(私黨化)'를 꼬집어 갈등과 반목이 일 가능성도 커졌다. 특히 전당대회 후보자 9명 중 2명을 뺀 나머지가 모두 친박계여서 '친박계 지도부 싹쓸이'까지 점쳐지고 있어 당이 분란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당 지도부의 각종 정책 전략 속도는 높일 수 있으나, 당 지도부에 당원과 당직자, 소속 의원의 뜻이 전달되기까지는 불협화음이 일 가능성이 커질 것이란 이야기도 있다.
수도권 쇄신파의 '젊은 대표론'을 내세운 남-김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66표를 얻은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실상 19대 국회에 정치신인으로 등장한 당선자의 경우 대부분 친박계인 점을 감안하면, 재선 이상 의원 중 남-김 후보를 지지한 쪽이 훨씬 많다는 것으로 쇄신파에다 친이계까지 이른바 비박(非朴) 진영의 결집도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도 "박 위원장의 약점 지역이 수도권이라는 점, 또 지금의 지지세 공고화보다는 확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면 '친박 일색 지도부'는 박근혜 위원장의 대선 가도에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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