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구의 부활…인구 30년만에 증가 예상

신혼·독신 "중구서 살자"…중구 떠난 주민도 U턴

대형 쇼핑몰 개점과 도시철도 3호선 개통, 타 지역보다 저렴한 아파트 가격 등으로 대구 중구에 신규 주택 분양이 몰리고 있다.
대형 쇼핑몰 개점과 도시철도 3호선 개통, 타 지역보다 저렴한 아파트 가격 등으로 대구 중구에 신규 주택 분양이 몰리고 있다.

'다시 사람이 모이네.'

대구 중구의 '주거지 가치'가 달라지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수성구와 달서구 등 외곽 신도심 개발로 주거지로서의 기능을 급격하게 상실해 왔지만 최근 들어 주거지로 재조명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도심 재개발과 도시철도 3호선 개통에 따른 교통 중심지로서의 가치 상승, 고교 내신 강화에 따른 학군 파괴 등으로 주거지로서 중구의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동일한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는 수성구과 대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아파트 가격도 '인기 주거지'로서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분양 몰리는 중구

대구 아파트 분양 시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2005년과 2006년 지역 분양 물량은 2만6천 가구와 2만 가구에 달했다. 하지만 당시 중구 분양 물량은 604가구와 144가구에 그쳤다.

또 2008년부터 3년 간 중구에서 신규 분양한 단지는 한 곳도 없었다.

'떠나가는 동네, 아파트 가격 하락이 불가피한 곳'이란 인식이 주택업계에 굳어져 있었던 탓이다.

하지만 지난해 중구 아파트 분양 물량은 수성구와 달서구를 눌렸다. 수성구가 1천500가구, 달서구가 970가구였지만 중구는 1천840가구가 분양됐다.

이 같은 상황은 올해도 비슷하다.

올 들어 대구 전체 신규 단지 분양이 대폭 감소했지만 중구는 주거형 오피스텔을 포함해 6개가 넘는 단지가 분양될 예정이다.

아파트 단지는 GS건설이 대신동, 코오롱건설이 남산동에 분양을 추진 중이며 주거형 오피스텔은 인터불고건설이 18일 분양하는 남산동 코아시스 단지를 비롯해 4, 5개에 이르고 있다.

분양이 몰리는 이유는 물론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실수요뿐 아니라 임대 수요가 풍부해 신규 분양 단지마다 높은 계약률을 기록하고 있다. 중구 신규단지 계약자 특징은 타 지역 유입 수요가 많다는 점.

지난해 10월 분양한 효성 더루벤스 단지(499가구)의 계약자 비율을 보면 중구 계약자는 21%에 불과하다. 달서구가 18%, 수성구가 15%, 북구와 남구가 각각 12%와 10% 등 다양한 분포를 보이고 있다.

효성건설 관계자는 "현재 계약률이 80%를 넘어섰고 계약자 중 상당수가 예전에 중구에 거주한 경험이 있는 분들이 많다"며 "입지나 주변 환경, 가격 등을 따져보면 주거지로서 중구가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주거지로서의 경쟁력

중구의 주거지 경쟁력은 다양하다.

우선 교통의 경우 도시철도 1'2호선에 이어 3호선까지 완공을 눈앞에 두면서 '트리플 역세권' 지역이 됐다. 또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대형 쇼핑점들이 잇따라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게 됐다.

도심 재건축도 한몫을 한다.

1980~90년대 아파트 공급은 외곽 택지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2000년 이후로는 개발 가능 택지가 도심에서 멀어지면서 접근성이 나빠진데다 정부와 지방정부 차원의 재건축이 활성화되면서 중구 지역 재건축이 본격화 되고 있다.

가격도 빼놓을 수 없는 경쟁력.

중구에서 신규 분양하는 전용면적 85㎡(33평) 아파트의 분양 가격은 2억4천만~2억6천만원. 신천을 사이에 두고 있는 수성구와 대비하면 70~80% 수준이다.

분양대행사 장백 박영곤 대표는 "동일한 생활권이지만 다리 하나를 두고 중구와 수성구는 상당한 가격 격차를 보이고 있다"며 "대학 입시가 내신 위주로 변경되면서 중구 지역 중'고교 인기가 높아진 것도 중구의 주거지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1, 2인 가구의 증가로 주거 수요 몰려

가구 구성의 변화도 중구 주거지 인기를 높이고 있다.

2010년 말 기준 대구 지역 싱글족(1인) 가구 비율은 23%, 부모나 자녀 없이 사는 1세대(2인) 가구를 합치면 전체 가구의 38.7%가 1, 2인 가구다.

이들은 '직주근접'(職住近接) 성향을 갖고 있다.

자녀의 교육 환경을 고려하거나 부모와 같이 거주할 넓은 집이 별로 필요하지 않다. 직장과 가까운 곳이 거주지로서 최고의 선택 요인이다.

중구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대부분이 30여평 안팎의 소형이고 주거형 오피스텔 분양이 몰리는 이유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대봉동 센트로펠리스 등 중구에서 인기있는 오피스텔 임대료는 타 지역보다 10만원 이상 높고 연간 수익률이 10%에 이르고 있다"며 "중구의 유동인구가 거주 인구로 정착하면서 수요가 늘어난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대백화점과 롯데 영 프라자 등 대형 쇼핑몰의 등장으로 반월당과 동성로 상주 인구가 늘어난 것도 임대 수요를 높이고 있다.

인터불고 코아시스 오피스텔 분양을 맡고 있는 분양대행사 주안의 김재필 대표는 "단지 주변 현대백화점과 동아백화점, 삼성금융프라자 등 계산오거리에서 반월당네거리까지의 상주 인구가 5만 명에 이른다"며 "임대 문의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한편, 줄곧 감소하던 중구 인구도 다시 늘어날 전망이다.

1982년 중구 인구는 21만 명에 달했지만 1992년에는 13만1천여 명, 2002년에는 8만7천여 명으로 급격한 감소 추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기준 인구는 7만6천600명 수준.

하지만 착공에 들어간 아파트들이 본격 입주를 시작하는 1~2년 뒤부터는 인구가 30년 만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구청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분양한 아파트와 주거형 오피스텔이 입주를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며 "향후 분양 물량도 많아 인구 증가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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