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희팔 왼팔·오른팔 중국서 서부지청 압송

4조원대 다단계 사기 행각을 벌이고 중국으로 달아난 '조희팔 다단계 사건'의 핵심 인물 2명이 중국에서 대구지검 서부지청으로 압송돼 수사를 받고 있다.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17일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이 중국 공안부로부터 3년 전 중국으로 도주했던 K(44) 씨와 C(55) 씨 등 2명의 신병을 넘겨받고 서부지청으로 압송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희팔 다단계 사기 사건 수사가 시작된 지난 2008년 11월 중국으로 달아났다가 올 2월 중국 공안에 붙잡혔고, 중국이 대검찰청과 체결한 '형사법 집행협력에 관한 양해각서'에 따라 국내로 송환됐다.

검찰은 두 피의자가 조희팔 다단계 사건을 주도했던 2, 3인자인 만큼 2008년 12월 고깃배를 타고 중국으로 도망간 조 씨의 행방과 도피 자금, 은닉 재산 등을 밝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씨는 조희팔 다단계 업체의 운영위원장이었고, 사업단장인 K씨는 조희팔 일당의 브레인 역할을 하며 다단계 사기 사건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과 경찰은 조 씨가 밀항하기 한 달 전 대구의 한 은행 지점에서 133억원의 비자금을 양도성예금증서(CD)로 세탁한 것으로 보고 돈의 행방을 찾는 한편 조 씨의 내연녀와 직원 등 20여 명 명의로 만들어진 차명계좌를 통해서도 자금 흐름을 쫓고 있다.

특히 검찰과 경찰은 이 사건에 검'경'행정 공무원 등도 연루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비자금 세탁 과정에서 은행 지점장 개인 차원에서 130억원이 넘는 돈을 CD로 발행하는 것이 힘든 것으로 보고 '윗선' 개입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최창호 대구지검 서부지청 차장검사는 "피의자 압송 후 성서경찰서에 유치시켰다가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며 "지난해 9월과 12월에 조 씨 등 공범 5명에 대해 고소된 사기, 횡령 혐의 사건부터 조사한 뒤 비자금 등 다른 추가 범죄에 대해 확인 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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