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사회학자가 되어/피터 L. 버거 지음/노상미 옮김/책세상 펴냄
사회학 이론과 종교사회학, 지식사회학, 현상학적 사회학 등에서 뚜렷한 궤적을 남긴 세계적인 석학 피터 버거. 오스트리아 출신의 미국 사회학자로, 현존하는 20세기 사회사상가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는 뜻밖에도 '어쩌다 실수로 사회학자가 되었다'고 말한다. 루터파 사제가 되려다가 막 이주한 미국사회부터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사회학이 뭔지도 모르고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우연히 시작된 사회학과의 만남은 평생 연구로 이어졌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심이 넘치는 그는 '사회학적 관광'을 자신의 사회학 방법론 중 하나로 삼고, 온 세계를 탐험한다. 몇 개월 만에 지구를 두 바퀴나 돌기도 했다. 현장에 기초한 연구방법론을 충실히 구현하며 살아온 그의 역동적인 지적 여정이 이 책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래서 그의 자서전은 마치 하나의 여행기 같기도 하고, 한 편의 소설처럼 흥미진진하다.
탄자니아 우자마 마을 운동에서 전통과 신전통주의의 관계를 고찰하고 멕시코 푸에블라의 피라미드를 보고 성장의 신화와 혁명의 신화를 분석한다. 이처럼 그는 걷고 이야기하며 깨달은 사회학적 통찰을 글로 썼다. 이 책에는 그동안 그가 발표해온 '사회학에의 초대', '자본주의 혁명', '의심에 대한 옹호' 등의 저술에 관한 뒷이야기도 담겨 있다. 저작들에 얽힌 다양한 사건과 사람은 물론 책에 담긴 사회사상까지 읽을 수 있다.
그는 건강한 의심을 견지하면서 상대주의와 근본주의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노력해왔다. 자신의 이론의 철회도 주저하지 않는 노 학자의 유쾌한 지적 여정이 흥미롭다. 368쪽, 1만7천800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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