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MRI촬영 자부담 여부 꼭 확인하세요

보험급여 해당 질병에도 병원들 환자에 떠넘기기…대구심평원 민원 급증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접수된 MRI 촬영 관련 진료비 확인 민원이 급증했다. 사진은 특정 사실과 관련이 없음.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접수된 MRI 촬영 관련 진료비 확인 민원이 급증했다. 사진은 특정 사실과 관련이 없음.

이근호(가명'48) 씨는 일년 전 허리에 통증을 느껴 신경외과를 방문해 척추 MRI를 찍었다.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은 이 씨는 6개월가량 물리치료를 받다가 극심한 통증 때문에 다시 병원을 찾았다가 척추결핵 진단을 받았다. 이미 돈을 냈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확인한 결과 척추결핵은 MRI 보험급여 대상이 되기 때문에 본인이 부담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고, 결국 검사비를 돌려받았다.

서순희(가명'80) 씨는 한 달 전 갑자기 침을 흘리고 말이 어눌해지며 힘없이 주저앉고 걷지 못하게 됐다. 병원을 찾아 뇌 MRI 검사를 한 결과 '수두증'(뇌수종) 진단을 받았다. 검사비 수십만원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일단 지불했다. 하지만 아들이 심사평가원에 확인해보니 보험급여에 해당되는 질환이었고 결국 환불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구지원(지원장 황의동)은 대구경북 지역 병'의원의 MRI 촬영 관련 진료비 확인 민원이 지난해 87건으로 전년(40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병'의원이 정당하게 진료비를 받은 경우가 53건(61.0%)이었지만 보험급여 대상임에도 비급여로 징수한 경우가 17건(19.5%)이며, 이 밖에 민원을 제기한 뒤 취하한 것이 17건(19.5%)으로 나타났다.

MRI 관련 민원이 늘고 있는 것은 MRI 촬영료가 고가이기 때문. MRI는 촬영 부위에 따라 매회 40만~60만 원에 이르고, 혈관 촬영의 경우 1.5배가량 더 비싸 환자 부담이 크다.

그럼에도 의료현장에서 보험급여기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환자들이 수긍하지 않으면서 진료비 확인 과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행 MRI 보험급여 인정기준은 암, 뇌양성 종양과 무릎관절 부위(급성혈관절증, 무릎관절 및 인대의 급성기 손상 등), 척추 부위(척추 골절, 염증성 척추병증 질환 등)에만 보험급여를 하도록 하고 있다. 이 밖에 척추디스크, 척추협착, 어깨인대 손상, 무릎관절 및 인대의 퇴행성 및 만성 손상은 비급여 대상으로 환자가 진료비를 전액 부담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구지원 김희숙 심사평가부장은 "일부 병'의원이 MRI 비용을 급여대상으로 청구할 경우 꼼꼼하게 적용 여부를 조사받거나 청구금액이 삭감될 것을 염려해서 환자에게 부담을 지우고 있다"며 "MRI는 특정 질환 및 증상에 대해 비급여로 정해놓았고 나머지는 모두 급여 대상인 만큼 의문이 있다면 바로 문의해달라"고 말했다.

진료비 확인은 청구서를 갖고 심사평가원을 방문하거나 홈페이지(www.hira.or.kr)를 통해서도 할 수 있다.

053)750-9342~4.

김수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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