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낙동강 자전거길 '앗車車!' 무법천지

무단진입 차·4륜바이크 쌩∼ 쌩∼ 개 배설물·낚시 도구 방치도

칠곡군 왜관읍 호국의 다리 아래쪽 낙동강 자전거길. 승합차가 갑자기 진입하자 반대쪽에서 달리던 한 자전거 동호인이 쓰러질 듯 겨우 피하고 있다. 이영욱 기자
칠곡군 왜관읍 호국의 다리 아래쪽 낙동강 자전거길. 승합차가 갑자기 진입하자 반대쪽에서 달리던 한 자전거 동호인이 쓰러질 듯 겨우 피하고 있다. 이영욱 기자

낙동강사업 칠곡보 구간 감독기관인 부산국토관리청 공무원과 시공사'하청업체 관계자들이 뇌물수수 사건으로 잇따라 구속되면서 이 구간 관리감독이 소홀한데다 칠곡군마저 관리권이 넘어오지 않았다며 손을 놓고 있어 무법천지가 되고 있다.

낙동강 칠곡보 구간(24공구)은 칠곡 석적면~성주 용암면 사이 18.59㎞이며, 칠곡보를 비롯해 자전거도로, 푸르네마루, 흰가람둔치, 호국공원 등 수변생태공간이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이곳 자전거길에는 차량과 4륜바이크 등이 무단으로 진입하는 사례가 잦아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의 통행불편은 물론 안전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낚시와 애완견 산책 등에 따른 오염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5일 오후 1시 40분쯤 왜관읍 호국의 다리에서 50여m 하류 쪽 낙동강 자전거길에서는 자전거와 승합차 간 충돌사고가 날 뻔했다. 이날 제2왜관교에서 상류 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던 이창수(36'대구 달성군 다사읍) 씨는 자전거 도로로 갑자기 진입한 두 대의 승합차 때문에 깜짝 놀랐다. 이 씨는 승합차를 겨우 피해 충돌사고는 면했지만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이 씨는 "정신을 차린 뒤 항의하려 했지만 승합차들은 하류 쪽으로 쏜살같이 내달렸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게다가 일부 주민들이 호국의 다리와 제2왜관교 사이 둔치공원에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하면서 배변봉투 등을 준비하지 않아 개들의 배설물이 곳곳을 오염시켜 산책 나온 군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낚시꾼들이 낚시를 하는 과정에서 미끼와 낚싯줄, 바늘을 방치하는 등 칠곡보 구간에서 불법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단속이나 관리의 손길이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칠곡보 구간 주 관리주체인 시공사 등과 부산국토관리청 현장사무실은 뇌물 사건이 불거진 이후 전화연락마저 잘 되지 않고 있다.

칠곡군 관계자는 "낙동강사업이 끝나지 않아 관리권이 넘어오지 않은 상태여서 우리로서는 방법이 없다. 현재는 불법현장을 적발해도 구두로 계도만 가능할 뿐이다"고 말했다.

칠곡'이영욱기자 hello@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