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으며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경찰관이 용의자를 체포할 때 반드시 알려주는 '미란다 원칙'이다. 이런 관행이 생겨난 것은 에르네스트 미란다(1941~1976)라는 잡범(雜犯) 때문이다. 그는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데이트를 하고 귀가하는 18세 여성을 사막으로 납치해 묶어놓고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러나 1966년 오늘, 미국 연방대법원은 경찰이 미란다를 체포하고 심문하면서 변호사 선임권과 진술 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그는 마치 인권 수호의 영웅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온갖 범죄를 일삼은 저질 인간이었다. 멕시코계 미국인인 그는 결손가정에서 성장한 비행소년이었다. 10대 때부터 강도 등으로 소년원을 드나들었다. 여성을 납치'강간하고도 73세의 노련한 변호사 덕분에 연방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긴 했지만, 행운은 따라주지 않았다. 이어 열린 재심에서 동거녀의 폭로로 납치'강간 혐의가 인정돼 11년을 복역했다. 가석방 후 피닉스의 한 바에서 포커를 치다가 시비가 붙어 칼에 찔려 죽었다. 좀스러운 범죄자가 자신의 이름을 영원히 남긴 것은 역사적인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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