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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의 책] 고려 금속활자 발명, 세계최초는 맞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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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의 수수께끼 1/ 이덕일
우리 역사의 수수께끼 1/ 이덕일'이희근 지음/ 김영사 펴냄

초등학교 시절, 같은 반 아이와 논쟁을 벌인 적이 있다. 임진왜란(요즘은 조일전쟁이라 많이 이야기한다)은 과연 조선이 승리한 전쟁인가, 패배한 전쟁인가를 놓고 입씨름이 오간 것이다. 기자는 조선이 이긴 전쟁이라는 논리를 폈고 그 아이는 조선이 패배했다는 논리를 폈다. 결국 그 아이는 담임 선생님에게 이를 물었고 담임 선생님은 조선이 패배한 전쟁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임진왜란을 객관적으로 봤을 때 누가 승리했다고 명쾌하게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그때보다 역사를 조금 더 배운 지금은 그냥 승자 없는 전쟁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싶다.

우리나라 역사는 논란거리가 많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역사 왜곡이 심각하게 이뤄졌고 그 여파는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특히 문헌 자료가 부족한 고대사는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젊은 역사학자 이덕일'이희근 공저의 '우리 역사의 수수께끼 1'은 참 신선하게 다가왔다. 학창 시절 배운 국사 내용과 상당 부분 다른 논리를 펴면서 답답하게 느껴졌던 우리 역사에 대해 다시 생각게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한사군이 과연 한반도에 있었나'하는 논쟁이다. 기자가 학창 시절만 해도 한사군은 한나라가 고조선을 멸망시키고 한강 이북 지역에 한사군을 설치한 것으로 배웠고 이를 철석같이 믿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한사군의 맹주였던 낙랑군은 발해만 서북부에 있었으며 낙랑군이 자리했다고 여기는 한강 이북 대동강 유역은 사실은 낙랑국이라는 다른 국가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결국 낙랑군과 낙랑국을 착각하고 있다는 논리를 펴는 것. 이는 아직 학계에 정설로 인정받지는 못하지만 기존과 다른 논리라는 점에서 충분히 연구해볼 만하다.

또 다른 논쟁거리로 '고려의 금속활자 발명은 세계사적 사건인가'도 눈길을 끈다. 우리 학계는 고려의 금속활자가 세계 최초라며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보다 200년이나 앞서 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해왔다. 하지만 이 책에서 고려의 금속활자는 세계 최초는 맞지만 세계사적 의미는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가 기록문화의 혁명을 가져오면서 유럽이 봉건시대를 끝내고 근대사회로 변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데 반해 고려의 금속활자는 당시 궁궐에서만 공유되는 기록문화로 민중에게 별 영향을 끼치지 못했고 이후에도 역사의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고대와 고려, 조선, 근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의 34가지 논쟁거리에 대해 새로운 해석과 분석을 하고 있다. 이 책이 값진 것은 지은이가 새로운 해석에만 그치지 않고 그에 걸맞은 자료 고증을 충분히 했다는 점이다. 역사에 관심 있는 이들은 꼭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323쪽, 9천900원.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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