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더 이상 머뭇거리면 낭패" 안철수 '조기등판' 힘 실린다

14일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시작으로 야권 대선주자들의 대선 출마 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갈팡질팡하는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대선 행보를 두고 정치권은 물론 일반 국민들조차 식상함을 표시하고 있어 조만간 결심을 굳히고 출사표를 던질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더욱이 손학규'문재인'정세균 민주당 상임고문, 김두관 경남도지사 등 야권의 대선주자들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안 교수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어 마냥 '좋은 때'를 기다릴 수 만도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선 구체적으로 안 교수가 언제 대권도전 여부를 발표할지를 두고 다양한 추측들이 쏟아지고 있다.

출마시기와 관련해선 '조기 등판론'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조기등판론의 핵심은 강단 있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들에게도 충분한 검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금처럼 대선 출마와 관련, 오락가락하는 언행으로 일관할 경우 '지도자감이 아니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안 교수의 우유부단한 모습이 이어지면서 굳건한 지지를 보내온 젊은 층에서조차 안 교수가 자신들의 고충을 현실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지도자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대학원생 박혜령(26) 씨는 "안 교수가 고민 많은 젊은 세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멘토로 남을지 아니면 실질적으로 사회변화를 이끌 정치지도자의 길을 걸을지 서둘러 결정했으면 좋겠다"며 "정치인 안철수에 대한 시선은 존경하는 멘토를 바라볼 때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국정책임자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면 국민 앞에서 제대로 검증받는 것이 순리라는 요구도 조기등판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치권에선 안 교수가 ▷정치적 지향점 ▷재산형성 과정 ▷정책판단 능력 ▷미래비전 등의 영역에서 고루 검증을 받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대세론의 주인공을 대선주자로 보유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공세가 거세다.

황우여 대표는 안 교수에 대해 "대선에 출마하려면 '나는 이런 일을 하겠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 등 모든 것을 공개해서 검증을 받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출마여부 조기결정을 촉구했다.

이혜훈 최고위원도 "국민들이 충분한 검증을 할 수 있어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한데 그런 판단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빨리 본인의 입장을 공식화하고 국민 앞에서 철저히 검증받는 게 좋다"고 주문했다.

이재오 의원 역시 "정치 지도자는 국민의 손때가 묻어야 한다"며 "본인이 출마하겠다고 밝히고 모든 것을 검증받아야 한다"고 거들었다.

'마지막 히든카드론'을 주장하며 가급적 천천히 출마 선언을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던 안 교수 측근들도 '국민적 검증 필요성' 주장에는 이렇다 할 반론을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안 교수의 정치적 멘토 역할을 하고 있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조차 "국가를 통치하려면 시대적 과제를 설정하는 능력(비전)과 시대적 과제를 구현하려면 정책 능력, 추진 능력, 제도관리 능력, 인사를 쓰는 능력 등을 갖춰야 한다"면서 "(안 원장이) 대선 출마와 관련해 계속 애매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공인으로서 자세가 아니며 자칫 검증 과정을 피하려는 꼼수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선정국 종반 극적인 바람몰이를 통해 차기 국가 지도자가 되겠다는 구상은 국가의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대통령 후보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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