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황제내경'의 '상고천진론편'에 보면 여성의 생리적 일생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여자 7세에 신기(腎氣:생장, 발육, 성 기능의 원동력이 되는 기)가 완성돼 새 이가 나고 머리가 길게 자라며, 14세에는 임맥과 독맥이 완성돼 월경이 시작되고 자식을 가질 수 있으며, 21세에는 월경이 규칙적으로 나오면서 어금니가 크게 자라고, 28세에 근육과 골격이 단단하고 머리털이 가장 길어지며 신체가 가장 왕성해지고, 35세부터는 양명맥이 약해지고 얼굴이 초췌해지면서 머리털이 빠지기 시작하고, 42세에는 삼양맥이 전체적으로 쇠하기 시작하여 얼굴이 노화되고 머리도 희어지기 시작하며, 49세에 임맥이 다하여 폐경이 되고 자식을 가질 수 없다'라고 돼 있다.
여자의 신체건강은 일생 중 크게 두 번의 위기가 찾아온다. 첫 번째는 출산, 두 번째는 폐경이다. 출산 후 산후조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40, 50대 건강이 좌우되고 폐경 후 갱년기 조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환갑 이후 삶의 질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출산은 새 생명을 위한 희생이라고 생각하여 감내할 수 있지만, 폐경에 대해서는 심리적인 허탈감이 많다.
몸도 몸이지만 심적인 공허함으로 신체적인 증상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우울증을 많이 겪게 된다. 우울증과 함께 자주 겪는 갱년기 장애 증상으로 상기증(열이 가슴 위로 오르는 증상)과 헛땀이 있다. 특별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없는데도 얼굴에 열감이 오르고, 이후 식은땀이 나면서 열은 내리지만 몸 전체적으로 쇠약감을 느낀다.
한방에서 이런 경우 '단치소요산'을 많이 처방한다. 국내의 한 한방병원 부인과에 내원한 갱년기 장애 여성 50명을 대상으로 '단치소요산이 갱년기 장애에 미치는 효능'에 대해 임상 보고한 내용을 보면, 이 중 68%가 어느 정도 개선됐다고 답했고, 18%는 매우 좋은 개선을 느꼈다고 답변했다.
일본 가나자와대에서 갱년기 우울증에 대한 한약 연구도 이루어졌는데, 우울증에 대해 6개월간의 호르몬요법으로 효과가 없는 환자 24명을 대상으로 호르몬요법과 한약을 병용 투여한 결과, 온경탕(자궁을 따뜻하게 하는 한약)이 호르몬요법 저항성을 가진 환자의 우울증을 유의하게 호전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는 말이 있다. 나이를 먹고 노화현상을 겪는 것은 정말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이다. 여성이라면 삼양맥이 쇠하기 시작하는 42세부터는 식생활에 신경을 쓰고 운동도 하며 갱년기 보약의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
대구광역시 한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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