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콜레스테롤 이야기

과하면 동맥경화증, 부족하면 신체대사 불균형

동물성 음식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식생활이 장기간 계속되면 혈관 변화가 단계적으로 진행돼 어느 순간에는 혈관이 완전히 막히게 된다.
동물성 음식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식생활이 장기간 계속되면 혈관 변화가 단계적으로 진행돼 어느 순간에는 혈관이 완전히 막히게 된다.

콜레스테롤은 로마의 야누스신이나 양날의 칼처럼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콜레스테롤이라고 하면 무조건 나쁜 물질이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우리 인체에 꼭 필요한 영양소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동맥경화증을 유발해 2차적으로 많은 합병증의 원인이 된다. 아울러 너무 부족한 상태가 지속되면 우리 몸에 이상을 일으켜 정상적인 신체대사를 못하게 된다.

◆혈관 벽에 쌓이는 나쁜 콜레스테롤

콜레스테롤은 체내 주요 호르몬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여성호르몬(에스트로젠),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과 생명유지에 필요한 부신호르몬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호르몬이 부족하면 남성이나 여성의 생리적인 활동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혈압이나 수분 조절 이상, 전해질 불균형 등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콜레스테롤은 담즙의 구성 성분이기도 하다. 이것이 부족하면 지방질을 소화하는데 지장을 준다.

문제는 필요량보다 많아졌을 때이다. 혈액 속에 지방질이 남아 혈관 벽에 달라붙게 돼 기름 찌꺼기를 만들게 된다. 마치 하수구가 찌꺼기 때문에 좁아지거나 막혀서 문제가 되는 것처럼 동맥 혈관에 기름찌꺼기가 쌓이면 혈관이 좁아진다.

대구의료원 가정의학과 이석환 과장은 "좁아진 혈관의 압력이 높아져서 고혈압을 일으키고 결국 심장이 커지거나 심장벽이 두꺼워져 심장기능에도 문제를 일으킨다"며 "우리 몸에 가장 중요한 장기인 심장이나 뇌에 있는 혈관에 이러한 현상이 진행되면 심장에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하며, 뇌에서는 흔히 중풍이라고 불리는 뇌졸중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좋은 콜레스테롤은 적당히 높여야

콜레스테롤은 비중에 따라 무거운 HDL(고밀도 리포단백질)-콜레스테롤과 가벼운 LDL(저밀도 리포단백질)-콜레스테롤로 나뉜다. HDL-콜레스테롤은 혈관의 기름찌꺼기를 간으로 운반해 버리거나 항산화작용, 항염증작용 등 심혈관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좋은 콜레스테롤이다. 반면에 LDL-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나쁜 콜레스테롤이다.

콜레스테롤의 정상 범위는 혈액 속 총콜레스테롤은 피 100㎖ 당 200mg(흔히 200mg/dL)이 넘지 않는 것이 좋다. LDL-콜레스테롤은 일반인의 경우 130mg/dL 미만이 정상이다. 몸에 좋은 HDL-콜레스테롤은 남성은 40mg/dL, 여성은 50mg/dL 이상 많을수록 이득이 된다. 검사로 확인되는 콜레스테롤 종류 중 하나인 중성지방도 200mg/dL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몸에 좋은 HDL-콜레스테롤이 낮아서 높일 필요가 있을 때엔 강도있는 유산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며 근력운동을 병행하면 더 효과적이다. 적당한 음주도 도움이 되는데 특히 적포도주 1, 2잔 정도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식이요법과 운동이 가장 중요

동맥경화증를 유발하는 나쁜 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 어떻게 하면 낮출 수 있을까? 우선 몸무게가 표준체중보다 더 나간다면 정상체중으로 감량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무엇보다 식사조절이 필요하다. 흔히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으로는 달걀 노른자, 오징어, 새우, 육류의 내장 등이 있다. 따라서 이런 음식의 섭취는 제한하는 것이 좋다.

지방의 선택적 섭취도 중요하다. 동물성 식품, 유제품, 팜유, 코코넛유 등 포화지방산이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반면에 생선이나 들기름에 많이 함유된 오메가-3, 오메가-6 같은 불포화지방산은 중성지방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잡곡류, 해조류 및 채소, 과일 등 수용성 식이섬유소가 많은 음식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데 효과가 있다.

식사조절과 더불어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나쁜 콜레스테롤은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이는데 더욱 효과적이다. 하체를 이용한 유산소 운동과 상체의 근력운동을 함께 규칙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노력을 3~6개월 정도 해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범위가 안 된다면 의사 처방을 받아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영남대병원 순환기내과 김영조 교수는 "2005년 한국인의 국민영양조사에서 LDL-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높은 사람의 빈도는 30~40세에서는 4%였으나, 50세 이상에서는 12%였다"며 "이처럼 비정상적인 콜레스테롤 수치를 보이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20세 이상 성인은 5년마다 한 차례 정도 혈액검사를 통해 이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영남대병원 순환기내과 김영조 교수

대구의료원 가정의학과 이석환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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