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서실 훈장의 필체는 제법 개성이 있다
양장본 백과사전과 일회용 조합자료들과 철지난 아이들 교과서가 장식장에 들어있다
"내가 이번에 조합 이사장에 출마헌 건 아시것지?
자네도 조합 회원이드먼.
손님덜두 오가구 해서 이참에 도배를 좀 헐라구.
유리는 샤시에 줬구 장판은 아래가게에 줬네.
그이두 회원이드만.
자네는 도배만 해주믄 되것어.
선거일은 알지?"
낙관 세 개 찍힌 족자에 세 글자가 선명하다
思無邪
도배 일을 하며 겪은 일을 시로 표현하는 강병길 시인의 작품입니다. 이번에는 어느 훈장님 집을 도배하며 얻은 경험을 그려놓았네요.
'사무사'(思無邪)라는 말은 공자가 시의 진정한 경지를 한 마디로 정의한 것이지요. '생각에 사악함이 없다'는 말, 이런 훌륭한 말이 사악한 행위를 덮기 위해 존재한다면 공자에게 이보다 더 큰 모욕이 없겠지요.
생각에 사악함이 없는 '사무사'가 아니라, 생각마다 사악함이 가득한 '사즉사'(思卽邪)의 선거 시절입니다. 생각의 사악함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이 간절하게 필요한 때입니다.
시인, 경북대교수





























댓글 많은 뉴스
'최고가격제'에도 "정신 못차렸네"…가격올린 주유소 200여곳
대구 취수원 이전 '실증 단계' 돌입…강변여과수·복류수 검증 본격화
경북 서남부권 소아·응급·분만 의료 인프라 확충
1시간에 400명 몰렸다… 고물가 시대 대학가 '천원의 아침밥' 인기
대구시, 11월까지 성매매 우려업종 점검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