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폭염은 가라" 올빼미 등산객들, 앞산 안지랑골 야간산행

장마가 물러가고 폭염이 몰려오자 퇴근길의 시민들은 무더위를 피해서 가족들과 함께 시원한 곳을 많이 찾고 있다.

그러나 '이열치열'이라며 무더위를 피하지 않고 운동으로 당당하게 맞서 이겨내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보인다.

대구 앞산 대덕식당 맞은편 안지랑골 입구 주차장에는 어두움이 깃들 무렵인 오후 7시 차들이 금방 빼곡해진다. 차에서 내린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배낭을 둘러매고 산행 준비에 여념이 없다. 늦봄부터 가을까지 특히 여름날 저녁이면 펼쳐지는 진풍경이다.

광부들처럼 이마에 전등을 하나씩 매달고 산길을 밝히며 오르기 시작한다. 출발 후 30여 분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쉬어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질 무렵이면 안일사가 보인다. 이 시간이면 절 집은 도심과는 달리 침묵 속으로 빠져든다. 약수를 한 바가지 들이키며 비 오듯 흘린 땀을 씻어준다.

잠시 쉬면서 산정의 바람을 상상하며 다시 다리에 힘을 모아 올라간다. 어느새 앞산 전망대 부근, 주위가 환해지고 아래에선 잠잠하던 바람이 산 위에 모여 노래를 부르고 있다.

중국 황산 천도봉 정상에 사랑의 언약을 상징하는 자물쇠가 수없이 걸려 있듯 이곳 전망대 난간에도 자물쇠들이 여기저기 걸려 있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앞산 전망대의 주요 접근 방법은 큰골에서 케이블카를 이용해 전망대에 이르는 방법과 안지랑골에서 도보로 등산로를 이용해 전망대까지 오르는 방법이 있다. 야간에는 안지랑골을 출발하여 안일사를 거쳐 오르는 길을 많이 이용한다. 야간산행은 주간과 달리 2~3시간 정도 소요되는 짧은 코스를 많이 이용한다.

출발지에서 2시간 정도 산을 오르면 마천각 휴게소가 보인다. 마천각 휴게소에는 이맘때면 삼삼오오 둘러앉아 라면을 끓이고 시원한 막걸리를 한두 잔씩 나눠 마시며 일행들과 담소를 나누는 산객들을 만날 수 있다.

수요일 회원들과 앞산 야간 산행을 즐긴다는 문상길(53'대구 송현동) 전 웰빙산악회 회장은 "앞산은 교통이 편리해 쉽게 오를 수 있으며 산정에서 내려다보는 야경이 아름답다"고 앞산 자랑에 여념이 없다.

글'사진 권혁만 시민기자 ds5sbe@nate.com

멘토:배성훈기자 bae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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