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리보는 '금요일에 과학터치'] 질병에 대한 다면적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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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기(성질) 5미'+귀경(작용 부위).

한의학에는 한약'침구'도인'추나'양생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이 존재한다. 하지만 임상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치료 방법은 한약(韓藥)과 침구(鍼灸)다.

이 중 한약은 대부분 다수의 본초 배합으로 이뤄진 방제(方劑)다. 질병의 치료, 약물의 효능 상승, 독성 완화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군약'신약'좌약'사약을 합쳐 처방하는 한방 약물 배합 이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특히 방제는 수천 년 동안 한방 임상에서 사용돼 왔음에도 약물 배합의 원리를 객관화하는 연구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누가 처방하더라도 균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 원리를 객관화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약물 개발은 '단일 성분-단일 약물 작용점'으로 진행돼 왔다. 하지만 인체는 하나의 온전한 유기체여서 단일 약물 작용점을 목표로 하는 약물이 투여됐을 때 다양한 세포 내 네트워크를 통한 백업시스템이 작동돼 그 효능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근래에는 '복합 약물-복합 약물 작용점'(Multi Drug-Multi Target)을 목표로 하는 네트워크약리학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구한의대 한의과대학 방제과학글로벌연구센터는 핵심연구원(9명), 연구교수(2명), 박사 후 연구원(3명), 박사과정 연구원(5명), 석사과정 연구원(9명), 전담연구원(5명), 학부생 연구조원(37명), 행정원(3명)으로 구성돼 있다. 연구센터는 간질환(肝疾患)을 중심으로 전통 방제학의 약물 배합 이론과 첨단 기초의과학적 연구기법의 융합을 통해 한방 약물 배합 이론의 객관성을 확립하고, 배합 약물의 유효 지표 성분들을 응용한 신규 '복합 약물-복합 약물 작용점' 개발'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를 통해 한의학과 한방 약물 이론의 객관화 및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전문적 한의학-기초의과학의 지식과 기술을 습득한 기초 한의과학자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강연에서는 간질환에 있어 전통적인 약물 배합 원리를 '복합 약물-복합 약물 작용점'으로 연구하는 방법과 원리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복합 약물-복합 약물 작용점'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선 한의학의 주요 치료법을 살펴보고 이 가운데 한약학에 관련되는 본초학의 기미론적 원리 및 방제학의 주요 원리인 군신좌사론 등에 대한 개념들을 설명할 것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기미론(氣味論)은 한약의 약성을 설명하는 원리다. 한(寒)'열(熱)'온(溫)'양(凉)'평(平)은 기(氣)에 속하고 산(酸)'고(苦)'감(甘)'신(辛)'함(鹹)은 미(味)에 속한다. 군신좌사(君臣佐使)는 한의학상 처방법. 군은 군약(君藥)을 뜻하는데 하나의 처방에서 주된 작용을 하는 약물로 대표적인 증상에 적합한 것이다. 신약(臣藥)은 군약의 효력을 보조, 강화하는 약물. 좌약(佐藥)은 군약이 유독(有毒)한 경우 그 독성을 완화하거나 주된 증상에 수반되는 증상을 해소할 목적으로 사용한다. 사약(使藥)은 처방의 작용 부위를 질병 부위로 인도하고 여러 약들을 중화하는 역할을 한다.

또 이번 강연에서는 간질환의 사회 경제적 현황을 검토하고 간의 주요 세포별, 세포 내 분자별 약물 작용점에 대해 소개한다. 방제의 약물 배합 이론과 간질환의 세포별, 분자별 연계 가능성 및 이를 기반으로 한 신규 천연물 신약 개발 가능성도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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