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직장 단골집] <120> 약령시명가 '담우리' -봉추찜닭 반월당점

매운 첫 맛, 입에 착~ "찜닭 이런 맛도 있었네"

올해는 무더위가 유난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력도, 입맛도 떨어지고 있다. 이럴 때 몸과 마음을 산뜻하게 해주는 화끈한 음식으로 기분 전환을 해야 한다. 대구 중구 약전골목의 ㈜약령시명가 '담우리'의 윤권숙 대표는 "한의학적으로도 한여름엔 기력 보충을 위한 보양 음식이 필요하다"며 "오늘 점심은 봉추찜닭 반월당 점으로 출발!"을 외친다. 덩달아 직원들도 신바람이 났다.

봉추찜닭 반월당점은 약전골목 동쪽 끝 중앙로 인근에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깔끔한 인테리어에 기분이 상큼해진다. 고유의 색감을 살린 브라운색 탁자와 의자가 깔끔하다. 벽 한쪽을 장식하고 있는 멋진 매화 그림 한 점과 은은한 한지 조명에서 기품이 느껴진다. 수저도 방짜유기다.

무엇을 주문할까, 고민할 필요가 없다. 봉추찜닭은 안동식 찜닭요리 한 가지뿐이기 때문이다. 사람 수에 따라 대'중'소만 결정하면 된다. 처음 온 손님들은 '봉추'(鳳雛)가 무슨 뜻일까 궁금해한다. 하지만 '담우리' 직원들은 '봉황새 봉(鳳), 병아리 추(雛)' 라며 쉽게 해석한다. 역시 한약을 전공한 사람들이라 한자 실력이 좋다.

찜닭이 나오기 전에 동치미가 등장한다. 찜닭 맛을 높여주는 원동력이다. 살얼음이 잔뜩 있는 동치미를 한 입 맛보면 달착지근하고 시원한 맛에 반한다.

이진경 한약사는 "지금까지 먹어 본 동치미 중 가장 환상적인 맛"이라고 탄성을 자아낸다. 곧 큼지막한 쟁반에 화려한 모습의 찜닭이 구수한 냄새를 풍기며 상에 오른다. 푸짐한 양에다 먹음직함에 눈부터 즐거워진다.

봉추찜닭 반월당점 박연정 사장은 "우리 집 음식은 특유의 양념 맛, 졸깃한 납작당면의 감칠맛, 적당한 매콤함이 잘 어우러져 있다"고 자랑한다.

"감사히 먹겠습니다." 한마디와 함께 모두 맛보기에 열중한다. 안동 찜닭답게 첫 맛부터 매운맛이 느껴진다. 말린 홍고추와 청양고추 때문이다. 매운 맛이 싫으면 고추를 가려내면 된다.

하지만 모두 매력적인 매운맛에 금방 적응된다. 감칠맛나는 양념이 잘 어우러진 닭고기는 부드럽고 연하다. 칼국수처럼 납작한 모양의 감자당면은 쫄깃해 씹는 맛이 일품이다. 음식에 듬성듬성 들어있는 큼지막한 감자도 입맛을 돋우는 주인공이다.

'담우리' 윤 대표는 "입 안을 행복하게 해주는 특유의 닭고기 맛과 감칠맛 나는 양념소스, 쫄깃함의 극치인 당면 등 다른 집 찜닭과는 분명히 차별된 맛"이라며 "양도 푸짐하고 가격도 비교적 싸서 회식하기에 정말 좋다"고 말한다.

오현숙 상무는 "마치 좋은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매력적인 맛"이라며 "특히 푸짐한 양에서 주인의 넉넉한 인심이 느껴진다"고 한다.

조형기 이사는 "음식을 보는 순간 눈부터 즐거워지고, 맛을 보니 몸 전체가 즐거워진다"며 "마치 어릴 적 고향에서 어머니가 구워주시던 인절미처럼 좋은 맛"라고 말한다.

김수민 실장은 "평소 닭고기를 즐기지는 않지만 이 집 찜닭은 시원한 동치미 맛과 함께 입맛에 잘 맞다"고 한다.

이진경 한약사는 "차별화된 양념 맛에다 당면, 야채가 잘 어울려 다른 찜닭 맛과는 느낌이 다르다"며 "양념 국물이 밴 누룽지 맛은 최고의 맛을 낸다"고 권한다.

음식은 어른 2명이면 소(1만7천원), 3, 4인은 중(2만4천원), 4~6인은 대(3만5천원)를 주문하면 된다. 공깃밥은 1천원, 누룽지(2인 이상)는 1인당 1천500원이다. 예약은 053)428-6981.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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