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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 지금이 어느 땐데…공무원 들러리 세운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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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5시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대 LG전에 새누리당 이완영 국회의원(고령'성주'칠곡)이 시구에 나서면서 이 의원의 지역구인 3개 군 공무원들이 응원전에 대거 동원됐다. 이 때문에 경기장 곳곳에서는 강제 동원된 공무원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날 경기장에는 가족과의 나들이 계획을 취소하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경기장을 찾은 공무원과 하계휴가 기간 중 어쩔 수 없이 동원된 공무원도 상당수 모습을 나타냈다.

이 의원 측은 "공무원들은 지역홍보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참여한 것이지 강제 동원된 것은 아니다"고 항변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성주'칠곡 등 3개 군에 따르면 1주일 전쯤 이 의원실에서 발송한 '프로야구 시구행사 추진계획' 문건에 따라 공무원을 동원했다는 것. 이 문건에는 '초선 국회의원 홍보와 야구를 좋아하는 어린이에게 꿈을 심어주고, 지역 특산물 및 군정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역별 세부계획을 수립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야구장에는 3개 군 단체장을 비롯해 공무원과 지역별 도'군의원, 기관장 등 3개 군에서만 3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강제로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특산물 홍보도 좋고, 어린이에게 꿈을 심어주는 일도 좋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자율적으로 이뤄져야지 억지로 동원하는 방식의 구태는 곤란하다. 공무원도 유권자의 한 사람이고, 휴일을 자유롭게 가족들과 즐길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한 공무원은 "국회의원 자신을 홍보하기 위한 행사에 지지자와 당원을 참여시키면 됐지, 왜 힘없는 공무원을 강제로 동원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단체장에 대한 공천권을 거머쥔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지방공무원을 함부로 행사에 동원하는 것은 구태의 답습이다. 총선 때 '주민을 섬기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던 국회의원들이 벌써부터 군림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다음 총선 때 지역민들의 선택이 어떨 것인지는 자명하다.

성주 고령'정창구기자 jungc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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